요즘 아파트 디자인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조경’입니다. 이번 삼성물산 건설부문 인터뷰에서는 래미안의 조경 트렌드를 직접 제시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등의 래미안 조경 신상품 전략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조경전문가, 유혜인 책임님과의 만남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래미안 조경 디자이너로 근무를 하면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지속하고 계신 책임님과의 인터뷰 현장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D


Q. 책임님 안녕하세요~ 래미안 조경 신상품 전략과 개발을 담당하는 ‘조경 디자이너’라고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및 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삼성물산 건설부문 빌딩2팀 토목/조경그룹에서 래미안 조경 상품전략을 담당하는 유혜인 책임입니다. 매년 트렌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래미안'의 조경 상품, 디자인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년 말 내년의 트렌드 및 국내외 10대 전망 키워드 등이 나오곤 합니다. 이 트렌드 키워드와 더불어 글로벌 조경 잡지, 해외 조경 설계사 작품 및 국내외 유명 작품 분석,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하여 래미안 조경 전략의 방향을 설정합니다. 전략 방향에 맞는 사이트와 국내외 벤치마킹 대상지 등을 세분화하여 분석하고, 설계 및 이용 행태, 주변 경관과의 조화 등 벤치마킹이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현장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도출한 래미안 조경 상품 전략 방향과 현장별 프로토타입 디자인을 하반기부터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래미안 조경 신상품 개발 과정 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아파트 조경, 그중에서도 ‘조경 디자인’에 대한 업무를 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조경학 학사, 도시계획학 석사를 전공했습니다. 조경과 도시계획의 전공을 바탕으로 입사한 덕에 영업, 상품, 기획 등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업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조경직 분들은 '조경' 업무만 담당하는데, 저는 좀 특이하게도 입사 후 약 5년간 여러 부서를 경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고민도 생겨갔습니다. 건설회사에서 엔지니어로서 나의 주 전공이 없어지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 말이죠. 제 전공인 조경을 주 전공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2007년 당시 디자인실의 신설과 함께 조경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Q. 조경 업무를 하면서 느끼신 조경 업무가 가진 매력과 장점은 무엇인가요?


조경 업무에는 매력과 장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플라워 쇼, 정원 박람회 등에 조경 트렌드를 분석하고자 방문하는데요. 보통 관람객들은 주말에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 정원박람회 등을 방문하지만, 저는 일을 하기 위하여 방문을 하는 것이죠. 남들의 여가지, 휴양지가 저에게는 일터라는 것이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유자적 노는 곳에서 맘껏 즐기지 못하고 무언가 계속 생각하고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은 스트레스일 수 있겠네요. (웃음)


또 하나의 매력은 다른 공종과 달리 살아있는 식물을 다룬다는 것입니다. 건축물에 쓰이는 마감자재 나 시설물 등 무생물은 시간이 지날 수록 낡을 수 밖에 없는데요. 식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풍성해져 더욱 가치가 향상되는 것이 큰 매력이죠. 반면, 살아있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 조경업무 하는 사람으로서 스트레스이기도 합니다. 



Q. 아파트에 조경을 고려할 때,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파트는 소중한 내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머물며 일상을 만들어가는 휴식과 삶의 공간이자, 일생에 가장 큰 자산을 투입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고객의 삶에 보편성을 가진 아름다운 조경을 제공하면서도, 더 새롭고 자부심이 느껴지는 공간을 제공하는 일, 이 2가지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트렌드만 따라가고 새로운 것만 다 적용한다면, 쉽게 질릴 수도 있고 몇 년 후에는 오히려 올드해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집 안의 가구나 벽지는 바꿀 수 있지만, 조경은 바꿀 수가 없기 때문에 건설사에서 조성하는 조경의 디자인과 시공 품질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식물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식물의 성장과 변화도 고려한 시공이 되어야 합니다. 4계절 변화하는 꽃과 단풍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고민이 되어야 하죠. 아파트 곳곳에서 사계절을 느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죠? :-D


Q. 래미안의 조경전문가로 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애착이 생기는 현장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래미안 광교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래미안 광교 현장은 서울 오피스에서 근무하다가 조경 시공 담당으로 나간 첫 현장입니다. 첫 현장이기에 모르는 것도 많고, 늘 허둥지둥이었는데요. 당시 저를 이끌어주신 현장 소장님과 동료들 덕에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처음이었기 때문에 부담도 아쉬움도 컸지만 그만큼 애착도 큰 곳입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현장 동료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곳에서 소소한 시도도 많이 했습니다. 중앙 광장 트랙 길이를 재어보니 365m여서 이 길은 365일 즐거운 길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트랙 바닥 포장에 24절기 정보 및 거리에 따라 소모되는 칼로리 정보를 조각해 넣어 배치했죠. 물확이나 두꺼비 등과 같은 아기자기한 조경 소품 등도 직접 구입해 배치했고, 이 소품에 센서를 부착해 사람들이 지나가면 새소리, 개구리 소리 등이 나오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래미안 광교 조경에서 산책을 하면 아기자기한 요소들이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래미안 광교(2012) 둘레길 / 래미안 장전 (2017)


두 번째는 부산에 위치한 래미안 장전이 기억에 남네요. 평지에 위치한 대단지 현장이자 소규모 공간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는 형태로 정원 스타일을 개발하기에 최적의 단지라고 생각했습니다. 2014년에 래미안 장전을 대상으로 '래미안 가든 스타일' 개발했는데요. 이때 개발된 래미안 가든 스타일은 래미안 장전뿐 아니라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등 다른 현장에도 적용했습니다.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의 가든스타일은 IFLA 세계조경가협회상, GD 굿디자인 산업자원부 장관상, 래미안 장전 가든스타일은 부산시 아름다운 조경상 대상, 대한민국 조경대상 국토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게 되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Q. 올해 ‘필로티 가든’이라는 새로운 래미안 조경을 선보였는데요~ 이것은 어떤 것인지, 또 미래에는 어떤 조경 트렌드와 전략이 나올 예정인지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필로티 가든은 매년 발표되는 래미안 조경 상품 전략 중 2018년도 ‘엣지 가든’ 전략으로 개발된 정원 타입 중 하나입니다. 엣지, 경계(Edge) 부위에 가든을 만들자는 조경 상품 전략을 바탕으로, 건축과 조경의 경계 부위인 필로티 공간에 가든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지나다니는 동선으로 주로 활용되었던 필로티 내부의 가장 큰 장점은 ‘반실내 공간’이라는 것인데요.


비가 내리거나 눈이 내려도 휴식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외부 공간 이용자는 완전 차단되어 있거나 완전 오픈된 공간보다는 그 중간 경계에 있는 ‘반실내 공간’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는 보통 카페에 가면 창가 자리를 먼저 찾는 인간의 심리와도 연관되어 있는데요. 그러한 공간을 선호하는 심리를 이용한 곳이 바로 필로티 가든입니다. 필로티 내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아늑하게 둘러쌓인 조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정원입니다.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2016)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2019) 필로티가든


앞으로의 조경 방향은 외부환경에 대응하는 환경적인 요소가 더 강조된 형태가 될 것입니다. 외부활동을 꺼리게 하는 ‘미세먼지, 폭염, 한파’ 등은 조경의 위협요소이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한편, 조경도입 부위가 점차 확대되고, 트렌디한 조경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더욱 커지면서, 건축물 연접부, 실내조경, 벽면녹화, 입체녹화 등으로 조경 도입 부위가 점차 확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Q. 최근 직접 작성하신 글을 통해 ‘주거환경의 중요성’과 ‘조경’이 주는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이 업무를 하시면서 느끼시게 된 조경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의견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대부분 도심 속 혹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예전과 달리 나무와 풀, 벌레 등의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가까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공동주택 조경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런 부분에서 감성적으로나 경관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집에서 아이와 함께 있다 보면 가장 가까이 나가서 아이랑 놀아줄 수 있는 곳이 또 아파트 조경입니다. 놀이터에서 놀고, 산책로에서 킥보드와 자전거를 타고, 여름에는 바닥분수에서 옷이 흠뻑 젖도록 물장구를 치기도 하죠. 이처럼 공동주택에서 조경은 가족의 행복한 일상과 추억이 담긴 공간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Q. 다양한 수목들이 조경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적인 조경이 더 아름다운 것 같은데요. 한국 특유의 수목이 있을까요? 추천해주세요.


한국 사람들은 소나무를 유독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철에도 푸르른 기개의 상징이자, 남산 위에 푸르른 저 소나무처럼 독야청청하는 아름다움을 으뜸으로 칩니다. 현재, 공동 주택 조경에서도 소나무는 가격면으로나 경관적으로나 가장 중요한 수목이라고 꼽을 수 있습니다.


한편, 초봄 축제의 꽃 왕벚나무도 제주도에 자생지를 갖고 있는 우리 나무로 많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또 아름다운 부채모양의 흰색꽃과 향기로 유명한 미선나무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나무지요. 미선나무는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어 더욱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 봐줘야 할 나무로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조경전문가로 일을 하시다 보면 주변에서 ‘식물을 잘 키운다. 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을 추천해 달라’ 등의 다양한 질문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요. 책임님은 어떠신가요? 직접 블로그를 찾아주신 자취생 여러분에게 추천하는 식물이 있을까요?


지인들이 종종 키우고 있는 나무가 죽어갈 때 ‘왜 죽은 거야? 어떻게 살릴 수 있어요?’ 라고 물어보실 때가 있어요~ 그런데 사실…저도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이 서툴답니다. 키워보고자 많은 도전을 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가장 오래 키운 것이 '난' 입니다. 2주에 한번 정도만 물을 주면 되니 게을러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척박한 환경에서 꽃대를 올려주어 저를 미안하게 하는 식물이네요. 또한, 이왕 키운다면 자취생에게는 실용적인 것이 최고! 작은 ‘텃밭’을 가꿔보는 건 어떨까요? 상추 등의 모종을 심어 놓으면 금방 수확도 가능해 한끼의 유기농 먹거리로 소확행이 가능합니다! 저도 키워 봤는데 한 장씩 따 먹으면 되니, 상추 많이 샀다가 버릴 일이 없어서 좋았어요 ^^


Q. 조경 디자이너는 스치는 나뭇잎만 봐도 어떤 수목인지를 알 수 있고, 풍경 그림도 잘 그릴 것 같은데요~ 실제로도 그런 편인가요? 


저는 조경학과를 나오고 식물을 공부했지만, 식물은 늘 공부해도 어려워요~ 모르는 것도 많아서 계속 공부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전공이라는 이유로 등산을 가면 산에 있는 수목들의 이름을 주변에서 묻곤 합니다. 등산은 누군가에겐 운동이지만, 저에게는 모르는 수목과 풀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식물 공부 스트레스를 받고 오는 곳이네요. 


그림도 잘 그리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업무를 위해서 기본적으로 그릴 줄은 알아야 합니다. 저는 대학시절 방학 때마다 모자란 미술 실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건축/도시/조경 전문 미술학원을 다니고 배웠었어요. 미술학도처럼은 아니더라도 내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네요.



Q. 책임님은 워킹맘으로써 일과 가정의 양립을 잘 하고 계실 뿐 아니라 개인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공부와 자격증을 취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비결이 있으신가요?


5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잘 하고 있다고 하셨지만, 실제로 공부를 위해 육아와 가정은 잠시 뒤로 한 것 같네요. 워킹맘은 모든 것을 잘하는 슈퍼우먼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일과 공부를 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 준 가족들이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단, 나의 공부를 위하여 희생해주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공부하는 동안은 허투루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 희생을 빨리 끝내드려야 하니까 200% 이상의 초 집중 상태로, 저녁 먹는 시간이 아까워서 굶으면서 공부했어요. 덕분에, 작년에 공부를 시작해서 조경기술사와 자연환경관리기술사 등 기술사 2개를 연달아 취득했습니다.


Q. 조경을 전공하거나 관심 있는 대학생들에게 혹은 같은 업무 환경에 계신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건축과 토목 등에 비해 조경학과는 많이 없는 편이고, 이에 따라 전공하는 학생 수도 적어요. 마찬가지로 건설 회사에서도 조경 담당자는 아주 소수의 직원입니다. 이러한 소수 공종의 특성상 조경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을 전 개인적으로 '유연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생각을 고정하고 '조경'만 주장하면, 다수로부터 고립된 소수의 조경이 될 수 있지만, 유연함을 갖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다수를 설득해 나간다면 모든 곳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것이 또한 조경이라고 생각하며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생각이 듭니다. 조경학과 출신 학생들이 스스로의 경계를 허물고 유연함을 갖고 도전하는 자세를 갖추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 필진으로서 쓰고 싶은 글이나 방향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래미안 상품 전략 개발 업무를 하면서 여러 글로벌 트렌드를 접한 경험이 있습니다. 조경과 관련된 다양한 저의 경험들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다음 기사는 제가 접해본 세계에서 유명한 조경박람회 이야기를 해볼 예정입니다. 많이 봐주세요 :)



Q. 끝으로 ‘조경 디자이너’로서 혹은 책임님만의 꿈이 있으시다면?


조경 뿐만 아니라 도시, 자연환경, 경관을 같이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계속 공부하는 자세로, 유연함을 잃지 않고자 노력할 겁니다. 실패가 비록 두렵더라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변화를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 시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는 조경전문가 유혜인 책임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래미안 조경의 트렌드 세터로서 직접 고민하고, 직접 적용하는 업무까지 담당하고 계셨는데요~ 앞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만의 아름다움이 가득 담긴 조경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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