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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필진] 아파트, 색으로 그 이상의 가치를 담다

Trusted Builder/회사 이야기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9. 4. 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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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그 필진으로 참여하게 된 이미진 책임입니다. 저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빌딩사업부 빌딩2팀(상품디자인그룹)에서 익스테리어와 색채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건설부문 블로그를 통해 익스테리어 특히 색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저는 2006년 색채전문가로 삼성물산에 입사했습니다. 그 동안 제 전공분야에 관련된 업무를 주로 했으니,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글을 작성 하는 동안 열심히 자료를 찾고 과제를 했던 학창시절이 떠오를 만큼, 저에게도 뜻 깊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들려드리는 첫 번째 이야기로, 아파트의 색채 변천에 대해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도시경관의 큰 요소로 자리잡은 아파트

 


우리나라의 도시경관을 주로 이루고 있는 건축물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누구나 떠올리는 단어, 아파트가 아닐까 합니다. 아파트 문화는 1958년 3개 동으로 구성된 중앙(종암)아파트를 시작으로 1960년대 최초의 단지식 아파트인 마포아파트로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로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아파트가 도시 경관에 가장 큰 요소로 자리잡을 만큼 발전했습니다. 도시 경관이라 함은 도시 내에 존재하는 자연적 요소와 건축 기타 구조물의 구성 등이 서로 얽히면서 이루어지는 도시미를 일컫는데요. 이제는 아파트를 빼놓고 도시 경관을 이야기 할 수 없게 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시경관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 중에 시각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구조물의 형태일 수도 있지만, 제가 오늘 말하려고 하는 주제인 색채입니다.  브랜드와 트렌드를 한눈에 담고 있는 아파트 색채야 말로 도시경관에서 자기만의 특징을 가지고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아파트 색채는 어떤 변화를 거쳐왔을까요? 


1970년대, 모던함을 그레이 계열로 표현하다

 


한강맨션아파트(1971), 반포주공아파트(1973), 잠실주공아파트(1975) 등 대단지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형태들은 뉴타운 계획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살기좋은 도시환경’을 만들고자 하여 거리 정비 사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건물 외벽에 색을 칠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급스러움을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레이 계열로 깨끗하고 모던함을 연출하면서 본질에 충실한 건축물로써의 역할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1980~1990년대, 컬러 열풍이 불다

 


컬러TV 탄생, 미국과 유럽의 슈퍼그래픽 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공동주택까지 컬러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대한민국은 88올림픽, 엑스포 등 대표적인 국제 행사들을 개최하면서 도시 재정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레이 계열의 아파트 측면에 그래픽이 가미된 형태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 슈퍼그래픽 : 슈퍼그래픽(Super Graphic)는 1960년대 이후에 나타난 환경 디자인의 유형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유행하였다. 벽체 전체의 디자인으로 건물 외벽에 장식할 수 있고, 그래픽 작업의 건물, 아파트, 공장, 학교 등이 외벽을 미관상 장식해 도시의 경관을 아름답게 한다. 1920년대와 1930년대의 멕시코와 미국의 벽화운동에서 유래되었다.


초기에는 그레이 또는 베이지 컬러 바탕에 포인트화되는 배색만을 단순하게 적용했다면, 1985년 삼호가든맨션 5차에는 최초로 원색을 활용한 과감한 수퍼그래픽이 적용되면서, 본격적인 슈퍼그래픽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또한 서구 도시에서 시작되었던 도시경관 색채계획이라는 개념이 1980년대 중반부터 일본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는데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별로 도시경관을 해치는 컬러 규제를 위해 도시경관색채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네이밍 아파트가 등장하다

 


드디어 아파트 브랜드 전쟁의 신호탄이 울렸습니다. 2000년 삼성물산 ‘래미안’을 시작으로 각 건설사를 대표하는 네이밍들이 탄생했습니다. 브랜드의 효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각 사의 BI 개발과 함께 한 슈퍼그래픽은 사라지고 다시 브랜드 이미지 구현을 위한 안정적인 컬러의 매뉴얼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지요.

  


한편에서는 그레이 톤의 색을 주조로 정립되던 아파트 컬러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유명한 색채디자이너와 협업하는 등 아파트 브랜드를 상징하는 색에 대해 건설사들의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브랜드 컬러를 더 이상 포인트 컬러가 아닌 보조색 이상의 수준으로 넓은 면적에 적용하면서 강력한 컬러 이미지를 표현하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2010~2016년대, 브랜드를 상징하는 색상이 떠오르다

   

< 출처 : 좌-삼성물산 건설부문 / 우-KCC 제공 >


아파트 컬러의 호황기로 볼 수 있는 이 시기에는 누구나 브랜드를 인지하고 연상시킬 수 있도록 아파트 브랜드를 상징하는 강한 컬러들이 측벽과 정면에 전면 사용되었습니다. 그 동안 일반적으로 적용했던 측벽 슈퍼그래픽이 아닌 전면을 활용하는 과감한 컬러 배색 방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브랜드를 강조하기 위한 상징색은 기업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대표색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도시의 맥락이나 특성을 반영하여 계획하지는 않지만 다른 영역은 입지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팔레트의 범위를 지정하여 최적의 상징색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파트 외관은 해마다 트렌드를 이끌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건설사마다 브랜드 고유 색상과 패턴이 섬세하게 진화하며, 전략에 맞추어 새로운 입면 형태와 색상 배색이 등장하면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요. 경쟁적으로 새로운 외부 입면 특화에 도전하기 시작한 시기도 이 때입니다. 도장이 아닌 다른 마감재를 입면에 적용하는 입면 특화가 시작되면서 외관색채도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며 점점 브랜드보다는 특색있는 단지로써 랜드마크화하는 노력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는 단지 브랜드화의 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7년 이후, 아파트에 차별화를 더하다

    

<래미안 아이파크>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면은 적극적인 차별화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주로 브랜드의 상징화에 중심을 두었던 아파트 외관 색채는 도드라지기 보단 입면 특화의 후광으로써 돋보이게 하는 전략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리를 활용한 커튼월룩, 금속 패널, GFRC 등 외장재를 덧붙어 차별화하는 입면 형태에 어우러지는 색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입면 디자인의 디테일을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장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메지를 깊게 하거나 실리콘, 메탈릭, 불소도료 같은 특수 페인트를 입면 전면에 적용하기도 합니다. 배색 스타일은 외장재를 돋보이게 하도록 다크 그레이와 저채도 색의 강한 명도대비 효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하였고 그 안에서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는 중명도 저채도의 컬러 포인트 요소를 일부 내재시켜 품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제 아파트 색은 브랜드를 내세우는 디자인이 아닌 그 단지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단지별 특화디자인으로 입면 형태와 융합하여 선보이고 있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이렇게 많은 색채가 사회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가지며 담겨있습니다. 내 주위의 아파트 색을 보면서 건축된 그 시대를 한번 유추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음 시간에는 영화 속에 담겨있는 색채로 인물들의 심리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흥미로운 색채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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