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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로 만든 유기적 공간, 플라토 미술관

Story Builder/건설 플러스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7. 5. 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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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은 교과서나, 다양한 매체에 많이 등장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조각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이 유명한 조각을 만든 로댕의 주요 작품들을 원작 그대로 재현하여 세계 몇몇 곳에 소장하게 했는데요, 국내에도 이 작품들을 들여올 수 있었다는 것은 미술계에서 매우 큰 이슈였습니다.

 

로댕갤러리는 서울시청을 지나는 세종대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빌딩(현재는 타사에 매각되었음)에 1999년 개관하여 한국 미술계 발전에 기여해 오다가, 2011년 플라토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으며 아쉽게도 현재는 운영을 중단한 곳이어서 외관만 살펴볼 수 있는데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는 로댕갤러리가 건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로댕의 손 조각을 닮은 공간


건축의 기본은 점, 선, 면이라고 합니다. 점이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여 선이 되고, 면이 방향을 달리하며 꺾어지면 공간이 형성되는데요. 이때 사방이 막히지 않아도 공간이 형성이 됩니다. 우리가 두 손을 가까이 가져가 모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곳에는 작은 공간이 생깁니다. 원래 있었던 공간이지만 손과 손 사이에 만들어지는 공간은 이전과 다른 포근하고 따뜻한 공간이 됩니다. 로댕은 많은 손 조각을 남겼는데요. 어떻게 대리석 덩어리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형태가 숨어있었을지 놀라울 정도로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합니다.

 

 

로댕갤러리 (출처: DESIGNWHOS, http://www.designwhos.com/)

 

로댕갤러리는 두 개의 곡면이 공간을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이 조각을 닮았는데요. 열린 공간은 자연스럽게 출입구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 두 개의 손이 한 사람의 손이 아닌 남성과 여성의 손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왜냐하면 유리 벽 하나는 작고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다른 하나는 크고 바깥으로 기울어져 작은 유리 벽을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붙잡을 듯 잡지 않고 있는 애틋함 마저 느껴진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요?

 

 

 

유기적 공간의 1세대


로댕갤러리는 지금 살펴볼 때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같은 건축물들이 가까이에 존재하기에 특별한 느낌을 가지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1999년 당시 이러한 형태의 건축물은 혁신적인 형태로 보였는데요. 로댕갤러리에 의미를 두고 살펴보게 된 것은 국내에 만들어진 곡면 형태의 건축물 중 가장 형님 뻘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평면의 유리 수백 장을 사용하여 이러한 곡면을 만드는 것은 당시의 컴퓨터를 사용한 설계방식을 활용한다면 매우 복잡한 작업이었답니다.

 

 

로댕갤러리의 내부 (출처: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 http://www.auric.or.kr/)

 

 


로댕갤러리의 내부 (출처: DESIGNWHOS, http://www.designwhos.com/)

 

로댕갤러리는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KPF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조각작품 ‘깔레의 시민’과 ‘지옥의 문’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깔레의 시민’ 위로는 작품의 윤곽을 닮은 정사각형 모양의 천장이 더해져 별도의 공간감을 형성하고 있고, ‘지옥의 문’ 위로는 투명한 유리를 배치하여 자연광이 작품으로 쏟아져 내리도록 계획했습니다.

 

 

 

두 장의 유리 속에 숨겨진 것


유리로 건축물을 만들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온실처럼 더운 공간이 되는 것인데요, 로댕갤러리에서는 공조설비를 가동하기도 했지만, 온실처럼 덥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녁시간이 되면 은은한 빛을 발하며 도시에 생동감을 더하는 건축물로 작용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러한 이유는 두 장의 유리로 만들어진 벽체 속에 숨겨져 있답니다.

 
 

로댕갤러리 (출처: DESIGNWHOS, http://www.designwhos.com/)

 

두 장의 유리 사이에는 일단 유리벽체를 지지해주는 구조체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유리 샷시가 아닌 유리로만 이루어진 벽체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 한 점에서 4장의 유리 모서리를 붙잡아주는 SPG(Special Point Glazing)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녁이면 벽체가 은은하게 조명을 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다양한 설비들도 이 벽체 사이로 지나고 있답니다. 로댕갤러리의 시공과정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주먹만한 쇠구슬을 유리에 던져 유리 파편이 어떠한 형태로 분산되는지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건축물이 파손되는 만일의 경우 주변에 있던 보행자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것이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답니다.

 

 

지금까지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는 로댕겔러리의 건축적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는데요. 특별한 공간이 현재는 운영되고 있지 않아 아쉽지만, 건축적 가치를 가진 공간이 다시 관람 가능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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