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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인터뷰] 래미안의 역사와 함께한 여성 디자이너 ③ 조주희 수석

Trusted Builder/물산人터뷰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20. 4. 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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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BIM 업무를 모두 흡수하며 20년 래미안의 설계 전문가로 일해온 조주희 수석. 래미안의구조를 완전히 통찰하는 그만의 남다른 시각을 만나본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BIM 완벽주의자 



Q. 안녕하세요, 현재 맡고 계신 업무에 대한 소개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스마트 설계와 BIM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주희 수석입니다. 2000년에 입사한 저는 지난 20년간 다양한 업무를 해왔는데요. 원래는 설계 업무를 진행하다 회사에 디자인실이 생기면서 설계에 디자인경영을 접목하는 일을 했고요. 다시 설계 업무로 돌아와 2012년부터는 BIM 업무를 맡아 8년 정도 하고 있습니다. BIM은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의 약자로, 쉽게 말하면 3D 모델링을 통해서 가상의 환경을 만들어 설계를 검토하는 일인데요. 실제 시공에 앞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없는지, 어떻게 더 나은 품질을 만들 수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확인하는 일이죠.


Q. 최근 Smart Construction이 업계의 큰 화두입니다. Smart Construction 부서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나요?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Smart Construction 기술에는 IoT 기술도 있고 로봇 기술도 있는데요. 건설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된 분야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BIM은 그중에서도 ‘버츄얼 디자인(Virtual Design)’이라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상으로 똑같이 건물을 한번 지어 보는 거예요. 실제 시공에 앞서 고객이 입주 후 느낄 수 있는 불편함, 구조가 잘못되어 발생하는 오류들을 사전에 다 점검하는 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Q. BIM이 실제로 래미안에 적용된 사례가 있나요?


래미안은 2015년부터 전체 프로젝트에 BIM 설계 검토를 적용하고 있어요. 설계도가 만들어지면 3D로 만든 후 가상의 현실에서 설계 검토를 해보고 있죠. 현장에서 특수한 시공 공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에도 BIM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이촌 래미안첼리투스는 스카이 브릿지를 추가하는 특수 공법을 적용한 사례였는데, 가상 시공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충분히 검토를 한 후에 안전하게, 그리고 품질이 확보된 상태에서 시공할 수 있게끔 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어요.


Q.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BIM이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래미안은 항상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설계단계부터 BIM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건축, 인테리어, 토목, 조경 등 각 분야의 모든 전문가들이 모여서 설계 검토를 수없이 해본 뒤에 현장팀에 이관을 합니다. 설계 오류를 최소화한 이후에 현장팀에서 해당 설계를 바탕으로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공사를 할 수 있게끔 활용하고 있는 거죠. 특히 요즘처럼 시공 부위마다 디자인이 특화되고 다양한진 상황에서 설계도도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간접 되는 공종이나 구간을 철저히 검토한 후에 공사를 해야만 공사가 지연되거나 재시공해야 하는 문제를 최소화시킬 수 있어요. 


Q. 20년 동안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디자인실에서 제가 오랜 시간 고민했던 디자인들을 실제로 접목했던 프로젝트들이 기억에 남아요. 바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와 동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에요. 이 두 단지에 최초로 적용한 디자인이 굉장히 많거든요. BIM 측면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 단지는 이촌 래미안첼리투스입니다. 일반 초고층 빌딩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스카이브릿지가 17층 단지커뮤니티 센터에 들어가요. 시공을 위해 다양한 공법을 시뮬레이션하고 시공팀과 수차례 공법 검토를 하면서 실제 브릿지가 리프트업(시공)되었을 때 굉장히 감격스럽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그 경험을 통해 제가 기존에 해오던 업무를 벗어나 다른 업무를 대하는 시각도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굉장히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입니다. 



17층 스카이브릿지와 조형미가 돋보이는 이촌 래미안첼리투스

동천동 래미안이스트팰리스는 최초로 적용한 디자인 요소가 많은 단지 사례다.



Q. 올해로 래미안이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래미안의 대표 랜드마크 중 하나인 이곳 래미안퍼스티지와 관련한 추억이 있을까요?


사실 너무 바쁘게 살아서 올해가 래미안 론칭 20주년이라는 걸 회사 홍보 자료를 보고 알았어요(웃음). 올해는 저도 입사한지 20년이 된 해이기도 하고요.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는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큰 단지인데요. 2007-2008년쯤 한창 디자인경영이 주목을 받을 때 이곳에 들어선 래미안 퍼스티지의 바닥 패턴과 가로등 하나하나 디자인실 멤버들과 함께 디자인했던 기억이 나요. 통합디자인을 최초로 적용하는 것들이 많은 단지였죠. 1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울창하게 숲처럼 된 단지 풍경을 보니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잘 성장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아파트 단지가 그냥 가만히 세월만 맞고 있던 게 아니라, 입주민과 함께 성장해서 좋은 환경을 구축했구나 싶달까요. 더군다나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는데 여기 계신 분들은 잘 가꿔진 조경 안에서 편안하게 잘 지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부럽기도 합니다. 


Q. 래미안 퍼스티지는 조경이 특화되어 있는 단지로 유명한데요, 당시 작업했던 과정은 어땠나요?


네, 래미안퍼스티지는 입주 후 여름에 입주민과 같이 반딧불이를 날려주는 ‘반딧불이 축제’ 이벤트를 열만큼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죠. 또 저희 래미안만의 통합디자인 가치를 전면에 내건 첫 번째 프로젝트였고요. 그 때문에 단지 조경부터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등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단지의 디자인 가치를 높이려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바닥 포장 디자인도 처음 적용했는데 디자인이 어려워서 당시 시공하는 분들이 애를 먹었어요. 저도 주말에 현장에 나와 같이 일했던 기억이 나는데, 조금 전 단지를 돌아보면서 그대로 살아있는 디자인을 보니 느낌이 묘하더라고요.



2009년 래미안퍼스티지 입주 후 진행한 반딧불이 이벤트



Q. 20년간 최고의 주택 브랜드 명맥을 이어오는 래미안입니다. 래미안만의 주택디자인 경쟁력은 어떻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시나요? 


래미안을 만드는 저희 직원들이 우선시하는 가치가 두 가지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고객에게 가장 고급스러움을 주겠다는 의지, 또 하나는 고객이 래미안에 살면서 지속적으로 래미안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그 때문에 디자인을 하면서 본인의 스타일만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좀 더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요. 물론 저희들도 공부도 정말 많이 하구요. 디자인 트렌드 박람회도 가고, 또 주부 체험단 분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함께 미션을 수행하며 결과물을 내기도 하죠. 예전엔 대학생이나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공모전도 열어서 래미안을 보다 고객 중심의 브랜드로 키워내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이러한 가치들을 모아 한 방향으로 계속 정진해 나갔던 게 경쟁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주희 수석이 말하는 우리의 미래 주거 풍경





Q. 주택 디자인 전문가이다 보니 시대에 따른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체감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 감지되는 변화는 어떤 것인가요?


요즘에는 커뮤니티 시설이나 서비스 프로그램, 입주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이 많아지는 추세인 것 같아요. 일부 단지는 호텔식 조식 서비스도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객들의 니즈에 따라 이런 서비스들이 점차 확산되는 듯해요.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홈 IoT 기술과 관련해서도, 과거엔 자동형 장비를 다루는 것에 그쳤다면 지금은 네트워킹을 하기 위해 이뤄지는 IT 기술뿐 아니라 입주자의 생활 패턴을 인지해서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들로 더욱 스마트하게 주거의 환경이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집이 콘크리트 건물로 가만히 정지해 있는 게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되는 거죠.


Q. 수석님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요?


얼마 전에 제가 집 인테리어를 싹 바꿨던 적이 있어요. 사실 제가 직접 인테리어를 바꿔 보긴 처음이었어요.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저도 모르게 제가 경험했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제 몸에 배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되게 어려웠어요. 제가 선택한 마감재와 스타일인데도 막상 시공에 착수하면 예상보다 한달 이상 공사가 지연되기도 했고요. 래미안 담당 하면서 그동안 봐왔던 것들이 제 몸에 스며들다보니 단순한 스타일이지만 굉장히 고급스러운 걸 찾는 저를 발견한 거죠. 저는 디자인은 심플해야 고객이 그 안에서 기능중심적으로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결국 공간 디자인은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완성시키는 거고요. 특히 커뮤니티시설은 요즘 정말 중요하잖아요. 단순히 거주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동선도 엮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디자인 뿐만 아니라 공간 디자인도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Q.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는 미래의 아파트는 어떤 모습일까요? 5년 뒤 혹은 10년 뒤 래미안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예전에 영국 글로벌 디자인 회사 ‘탠저린’과 함께 미래 주택에 대한 공동 개발을 추진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그렸던 모습이 지금 구체화된 게 꽤 많은데, 요즘에 생각나는 건 당시에 나왔던 키워드 중 하나인 ‘따로 또 같이’예요. 최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집 안, 아파트 단지 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잖아요. 이제 집안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과 함께 커뮤니티 시설에서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 모두 중요한 시대가 됐죠. 이처럼 어떨 땐 혼자기도 하지만 또 어떨 땐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주거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이 주목받는 것 같아요.


Q. ‘따로 또 같이’라는 표현이 와닿는데, 구체적인 예가 있을까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같은 단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끼리 장터가 열리기도 하고요. 또 요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중이라 휴교하자 일본에선 마인크래프트 게임 내에서 강당을 만들고 졸업식을 진행하는가 하면, 폴란드 정부는 학생들에게 건축물과 마을을 만드는 대회를 열어주었다고 해요. 이렇듯 앞으로는 가상의 공간에서 거주민들끼리 어떠한 액티비티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러려면 저희도 그에 맞는 서비스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홈 IoT가 더욱 정교하게 구축될 것 같고, 아파트 자체에 인공지능이 탑재돼 사용자 맞춤형으로 구조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2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까지 돌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쌓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엔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이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못 느꼈어요. 어떤 날은 출근해서 집에 전화 한 번 안 한 적도 있어요. 아이도 그냥 잘 있을 거라 여겼죠. 근데 아이가 본인의 진로를 고민하는 시기엔 수시로 대화를 할 사람이 필요한데, 엄마가 그 시간을 채워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어요. 하지만 주변에 아빠도 있고 선생님도 계시기 때문에 저는 그냥 학교 선생님께 도움을 많이 청했어요. 입시를 치를 때도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선생님을 찾아가라고 했죠. 그 덕분인지 조금 느리더라도 아이에게 자기주도학습 습관이 형성되어서 이제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그래서 제가 후배들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은 주변을 많이 활용하라는 거예요. 찬찬히 돌아보면 쓸 수 있는 나만의 ‘히든카드’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돼요. 저 또한 누군가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고요. 주변을 잘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Q. 끝으로 블로그 독자 분들께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건설 회사답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고객 중심의 회사로 스마트한 미래 생활을 고객 분들이 누릴 수 있도록 더욱 가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스마트 빌더(Smart Builder)’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단지 곳곳을 다니며 조주희 수석은 10년 전 적용한 디자인 요소들을 꼼꼼하게 다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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