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아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입니다. 베네치아처럼 깊은 역사를 가진 도시들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을 생각하면 무척 이례적인 경우이지요. 브라질리아는 세계유산 등재기준 (i)과 (iv)에 따라 등재되었습니다. 등재기준 (i)은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을 대표할 것’, 등재기준 (iv)는 ‘인류 역사에 있어 중요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건축이나 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대표적 사례일 것’이지요.


 

브라질리아 도심 전경



브라질은 일찍부터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려 했습니다. 1823년 신도시 건설을 위한 법안이 만들어지며 새 수도의 이름도 브라질리아로 지어졌지요. 브라질은 해안 중심으로 발전하여 넓은 내륙이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수도 이전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했지요. 하지만 수도 건설은 쉽지 않았습니다. 새 수도의 이름이 브라질리아로 지어진 후 30년이 지나서야 건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브라질리아의 건설에는 3명의 주역이 있습니다. 브라질리아 건설을 추진한 ‘주셀리누 쿠비체크’ 대통령, 도시 마스터플랜을 작성한 ‘루시오 코스타’, 건축 및 도시부의 장관으로 브라질리아 내의 중요 건축물을 설계한 ‘오스카 니마이어’입니다.

1956년 쿠비체크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하며 ‘5년 동안 50년의 성장’이라는 구호와 함께 신도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위원회를 조직하고, 도시 위치를 확정하고, 행정 조직을 갖춤으로써 브라질리아의 건설은 본격화되었지요. 같은 해에 도시 마스터플랜 현상 공모가 열렸고, 루시오 코스타의 안이 선정되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도시개발이 중지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전에 없던 속도로 도시개발이 진행되었지요. 

1960년 4월, 도시 건설 발표에서부터 불과 4년이 안 된 시점에서 브라질의 수도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라질리아로 이전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브라질 중부의 고원지대에 어느 날 갑자기 도시가 들어선 것입니다. 사람들은 브라질리아에 ‘과거가 없는 도시’라는 별명을 붙였지요. 



브라질리아 삼권광장 일대를 건축한 오스카 니마이어



브라질리아 지도



지도 위의 브라질리아 모양은 비행기 모양 같지요? 활과 화살, 나비 모양으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비행기 모양으로 생각할 때, 비행기 몸체는 동서로, 날개는 남북으로 뻗어 있습니다. 비행기 몸체는 정부청사들이 자리 잡은 업무지역으로, 날개는 주거지역으로 계획되었습니다. 브라질리아의 서쪽은 동쪽보다 70미터 가량 높아, 물길은 자연스레 서에서 동으로 흐르지요. 이 동쪽 끝에는 40㎢ 면적의 인공호수 ‘파라노아’가 조성되었습니다.

비행기의 조정석 위치에는 중요 건물인 국회의사당, 대통령청사, 대법원이 들어섰습니다. 오스카 니마이어가 설계한 이 건축물들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 바라봐도 근사하지요. 브라질리아를 모더니즘의 대표도시로 떠올리게 하는 이유입니다.

지도 위의 브라질리아 모양은 비행기 모양 같지요? 활과 화살, 나비 모양으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비행기 모양으로 생각할 때, 비행기 몸체는 동서로, 날개는 남북으로 뻗어 있습니다. 비행기 몸체는 정부청사들이 자리 잡은 업무지역으로, 날개는 주거지역으로 계획되었습니다. 브라질리아의 서쪽은 동쪽보다 70미터 가량 높아, 물길은 자연스레 서에서 동으로 흐르지요. 이 동쪽 끝에는 40㎢ 면적의 인공호수 ‘파라노아’가 조성되었습니다.

비행기의 조정석 위치에는 중요 건물인 국회의사당, 대통령청사, 대법원이 들어섰습니다. 오스카 니마이어가 설계한 이 건축물들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 바라봐도 근사하지요. 브라질리아를 모더니즘의 대표도시로 떠올리게 하는 이유입니다.



브라질리아 국회의사당. 위로 열려 있는 접시는 하원, 아래로 열려 있는 접시는 상원의원이 사용하는 건물이다(위). 

브라질리아 대통령 청사(왼쪽 아래)와 브라질리아 대법원



비행기의 날개는 주거지역입니다. 주거지역은 가로 280m, 세로 280m의 모듈로 계획되었습니다. 슈퍼블럭이라 불리는 이 모듈 하나는 중앙의 공원과 11개 동의 아파트로 구성되어 있지요. 슈퍼블럭의 중심부에 있는 아파트는 6층입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불렀을 때, 그 소리가 들리는 높이를 아파트의 6층으로 보았지요. 모든 아파트는 필로티 구조로 1층은 주민자치공간을 포함한 공용공간입니다. 아파트는 슈퍼블럭의 바깥으로 갈수록 4층, 2층으로 낮아집니다. 그리고 가장 외곽은 20m의 녹지로 둘러싸여 있지요. 이 때문에 주거공간은 숲에 둘러싸인 듯 보입니다. 초기 도시 계획에서 슈퍼블럭은 2열로 제안되었습니다. 현재는 인구가 증가하며, 3~4열로 확장됐지요.



브라질리아 주거지역 슈퍼블록 (C) JORNAL DO NASSI / Chloe Loader



브라질리아의 주거지역은 사회주의 이념가인 루시오 코스타와 오스카 니마이어의 이상향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브라질리아의 아파트에서 일반 근로자, 고위공무원들이 계급 없이 어우러져 사는 ‘민중을 위한 도시’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은 도시가 성공적으로 건설되며 오히려 이뤄지기 어려워졌지요. 도시 내 주요 건물이 들어서자 부동산 투기가 시작됐습니다. 안타깝게도 땅값이 오르며 계급을 초월한 ‘민중을 위한 도시’는 부자를 위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지금 브라질리아 중심 주거지역에는 비싼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는 정치인, 고위공무원 등 고소득층이 살고있습니다. 반면 브라질리아 근로자의 75%는 브라질리아 외곽의 위성도시에 살면서 출퇴근을 하지요.

브라질리아의 도시 공간은 기능에 따라 행정지역, 주거지역, 일반 상업지역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기능으로 도시를 나누는 방법은 현대 도시의 모범이 되었지요. 또 브라질리아의 계획에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4가지 기본원리가 사용됐습니다. ‘주거공간과 생산공간의 분리’, ‘녹지공간에 인접하여 환기시설이 양호한 주거공간 배치’, ‘주거공간과 인접한 문화시설 전용공간 배치’, 마지막으로 ‘차량동선과 보행동선의 분리’이지요. 

이 중 ‘차량 동선과 보행동선의 분리’는 브라질리아의 가장 큰 오점으로 남았습니다. 자동차와 사람의 이동이 서로 방해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은 옳습니다. 하지만 보행자보다 차량을 우선시하여 결과적으로 보행자에게 매우 불편한 도시를 만들었지요. 브라질리아가 건설되던 1950년대는 자동차가 전 세계로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이런 시대 상황은 자동차를 중시하는 도시 구상으로 이어졌지요. 

자동차 흐름을 막는 두 가지 요소는 보행자도로와 신호등입니다. 이에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는 신호등이 필요 없도록 십자형 대신 입체교차, T자 교차, 로터리 방식을 사용했고, 지하 보행로도 만들었지요. 자동차 흐름을 극대화하려는 방법들은 최소의 보행로와 건널목을 가진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브라질리아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도시이자, 생활이 불편한 도시라는 오명을 가지게 되었지요. 

 


해질 무렵의 브라질리아. 앞에서부터 국립도서관, 박물관, 대성당, 연방정부청사 건물들, 가장 뒤에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브라질리아의 건설 이후 인플레이션과 경제난이 이어지며, 균형 잡힌 내륙 발전을 통한 국가 성장의 포부는 멀어져 갔습니다. 일부에서는 브라질리아의 건설에 사용된 막대한 비용이 브라질의 경제난을 가져왔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새로운 도시 모습을 제안한 건축가들의 야심도 바래져 갔지요. 

하지만 브라질리아는 여전히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도시이자 아름다운 경관의 도시입니다. 브라질리아의 건설에 참여한 이들이 소원하던 도시는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가치는 여전히 볼 수 있지요.



브라질리아 대성당 외부와 내부 모습





원문 : 한국건설기술인협회지 ‘건설기술인’, 2019년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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