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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s] 시간도 인내심도 플렉스! 홈카페 1000초컷 vs 10초컷 레시피 현실 후기

Life Builder/생활 플러스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20. 4. 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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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 번 저어 만든 달고나커피든 강원도 감자 티켓팅(일명 포켓팅)이든, 뜻하지 않은 강제 슬로 푸드가 대세다. 

집콕 중 하기 좋은 봄철 홈카페 레시피, 직접 해본 생생한 후기를 전한다. 


1000초컷 레시피 1 


달고나커피의 재료는 단순하다. 커피, 설탕, 물의 비율을 1:1:1로 맞춘다. 그리고 거품기로 무작정 쳐주면 된다(feat. <나 혼자 산다> 안보현 편 참고). 이때 넓적한 그릇보다 좁고 길다란 그릇을 이용하면 거품이 더 잘 생긴다. 300번쯤 치고 나면 보글보글 거품이 생기는데, 이때부터 현타가 오기 시작하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에 대한 회의가 생기고, 발전한 현대 문물을 찾아 부엌을 두리번거리게 된다. 흔히 400번쯤 치면 된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 이상이다. 



그렇게 등판한 핸디 전동 거품기. 크리미한 거품을 내기에 더 적절하고, 그동안 300번쯤 수동 거품기를 이용해 쳐낸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거품이 생성된다. 하지만 전동 거품기로도 한계가 있으므로 제법 묵직한 느낌이 들 정도로 거품이 생기면 수동 거품기로 꾸준히 쳐주는게 좋다. 10분쯤 쳐주면 색감이 옅어지며 크리미한 거품이 완성된다. 이때 우유에 얼음을 넣고 거품을 올려 마무리한다.



맛 평가 및 꿀팁 향은 달고나 그 자체. 솔직히 말하면 맛은 다소 배신감이 들 수 있다. 이 고생할 만큼 맛있지 않다… 우유 비중에 비해 커피 거품이 압도적으로 많아야 한다. 설탕을 많이 넣어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달고나 거품보다 우유가 많으면 의외로 밋밋한 맛이다. 때문에 달달한 초콜릿 디저트를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1000초컷 레시피 2 


백종원 요리연구가가 선보인 딸기 티라미수도 달고나커피 못지않은 인기 메뉴. 비주얼과 맛 모두 환상적이다. 다만 달고나커피에 비하면 그럴싸한 재료가 좀 더 필요하다(집에 다들 있잖아요?). 이 메뉴는 취향에 맞게 한식처럼 눈대중으로 재량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율 고민 없이 막 만들기 좋다. 가령 단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연유를 더 많이 넣는 식이다.

 


먼저 딸기 8개(설향 품종 크기 기준)를 원하는 만큼 잘게 잘라준다. 찹 형태로 자른 딸기에 레몬즙을 작은 숟가락으로 한번 흩뿌린다. 라임 반 개를 짜 넣는다. 뒤적뒤적해서 절여 놓고, 마스카포네 치즈를 두 큰 술 뜬다. 그 위에 생크림 세 큰 술, 연유 세 큰 술을 넣고 살살 골고루 섞어준다. 



좀 더 꾸덕해지도록 냉장고에 잠시 보관해 둔다. 그 사이에 데코레이션을 준비한다. 비주얼이 생명인 만큼 투명한 유리잔과 베란다 화분들을 뒤적뒤적하며 로즈마리나 애플민트 잎을 따 씻어 둔다(집에 다들 있잖아요?222). 사실 맛 자체가 중요한 데코레이션 요소는 아니니 적당히 비주얼 좋아 보이는 것이면 된다. 약 5~10분 후에 냉장고에서 꺼낸 크림과 절인 딸기를 층층이 쌓아 올려준다. 딸기를 가장 위층에 올리는 것이 포인트. 나름 계산이 필요하다. 애플민트 잎을 올려 마무리하면 끝.



맛 평가 및 꿀팁 맛이 없을 수 없다. 제철 맞은 딸기와 치즈의 조합으로 이미 상황 종료. 산성이 강한 라임과 레몬주스를 사용하므로 금속류보다 유리나 나무 조리 도구를 사용하기를 권한다. 절인 딸기가 남는다면 딸기에이드로 활용하면 좋다.


1000초컷 레시피 3 


홈카페 레시피의 넘사벽 존재감. 1000초 컷이 아니라 10000초 컷이다. 수플레 팬케이크는 앞선 홈카페 메뉴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노동을 요구한다. 머랭을 치면 이두박근 운동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인데, 문제는 계속 치다 보면 인류애가 사라질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는 것. 미리 얘기하지만 소형 전동 거품기라도 꼭 구비하고 시작하길 간절히 권한다. 



먼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다. 노른자에 소금 한 꼬집과 체에 친 고운 박력분, 우유 한 큰 술을 넣어 섞는다. 바닐라 오일이나 파우더를 가미하면 풍미가 더 좋다. 다음 흰자를 살짝 거품 내주고 설탕을 두 번 나눠 섞어준다. 이제 남은 건 거품과의 전쟁. 무념무상의 상태로 한쪽 방향으로만 머랭을 친다. 계속 친다. 치고 친다. 10분 정도 치면 약간 흰자가 하얗게 변한다. 이때 다시 문물을 활용, 전동 거품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달고나커피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거품이 안 난다. 수동 거품기로 번갈아 가며 쳐준다. 30분 정도 빠르게 쳐줘야 머랭의 덩어리감이 느껴진다(횟수는 셀 수 없을 지경). 제법 묵직하게 머랭이 만들어졌으면 1/3만 덜어 노른자 그릇에 담는다. 거품이 꺼지지 않게 골고루 섞어준다. 



머랭과 섞은 노른자는 다시 머랭 그릇에 완전히 부어 섞는다. 이제 프라이팬을 예열하고 풍미를 더욱 좋게 만들 버터를 올린다. 고소한 버터향이 진동하면 아, 이제 정말 끝났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거품이 꺼지지 않게 반죽을 쌓고 또 쌓는다(아무리 노력해도 어차피 무너지니까 걱정하지 말자^^) 최대한 낮은 온도에서 굽는 것이 관건이며 속까지 잘 익지 않으므로 뚜껑을 꼭 덮는다.



하지만 버터는 잘 탄다… 풍미는 좋지만 무겁고 느끼하다. 팬케이크가 채 익기도 전에 까맣게 타버리는 불상사. 이번엔 버터 말고 올리브 오일을 써서 2차 시도를 해봤다. 가장 약불에서 은근하게 익힌 팬케이크는 뒤집을 때도 조심스럽게. 한 김 식힌 후 딸기티라미수에 사용했던 마스카포네 치즈를 올리고 장식으로 마무리한다. 



맛 평가 및 꿀팁 일단 집에서도 사 먹는 빵처럼 폭신폭신한 수플레 팬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물이 난다(희비가 교차하는 카타르시스). 팔의 고통과 맞바꾼 노동의 맛은 그 무엇보다 달다. 머랭을 치는 볼은 애초에 큰 그릇을 준비하자. 생각보다 거품이 많이 생겨 넘칠 수 있다. 완성된 수플레 팬케이크 반죽은 시간이 지날수록 꺼지므로 만든 직후 빠르게 구워 내는 게 좋다. 


10초컷 레시피 1 


누구는 몇 백 번, 몇 천 번을 저어 시간도 인내심도 플렉스한다지만 집콕할 때 세상 귀차니즘인 사람을 위한 레시피도 있다. 먼저 인스턴트 커피 봉지 속 재료들이 잘 혼합되도록 팍팍 흔들어준다. 비닐을 뜯고 그 안에 바로 따뜻한 물을 천천히 부어 섞어준다. 조금씩 넣으면서 젓가락으로 뒤적뒤적해주고, 충분히 녹으면 이 상태로 얼린다.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 우유에 넣어 녹여 먹어도 좋고, 그냥 아작아작 씹어 먹어도 좋다. 



맛 평가 및 꿀팁 거짓말 안 하고 시중에 파는 더위사냥 아이스크림과 똑같다. ‘프림’이 잘 녹지 않으므로 충분히 녹여주어야 하고, 프림이 녹지 않은 상태로는 잘 얼지도 않는다. 충분히 녹이는 게 비법. 


10초컷 레시피 2 


집에 만들어 놓은 수제청이 없어도 괜찮다. 딸기 티라미수에 사용했던 딸기를 활용하면 된다. 먼저 보기 좋게 딸기를 잘라 컵 안에 데코레이션 한다(이게 바로 비주얼 맛집). 탄산수를 이용할 경우 딸기에 설탕을 좀 더 넣으면 좋지만 상큼한 맛을 더 내고 싶을 땐 그대로 사용한다. 탄산수를 부어 한 번 저으면 끝. 



맛 평가 및 꿀팁 단독으로 마시기보다 식전 음료나 음식에 곁들이는 스파클링 워터로 이용하는 게 좋다. 데코용 딸기는 최대한 얇게 슬라이스해야 유리컵에 밀착이 잘 된다. 


홈카페 레시피 완성컷과 총평


최종 후기

어디서 본 건 있기 때문에 마무리 인증샷도 잊지 않는다. 분명 거품을 낼 때엔 차라리 돈 주고 사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100번쯤 하지만 막상 차려 놓고 먹을 땐 한 번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어차피 사람의 기억은 미화되기 때문에…). 특히 지금처럼 집에 콕 박혀 있는 시기, 모니터만 보며 일하던 일상에 남다른 활력이 된다. 뇌 말고 근육을 써서 느끼는 즐거움은 또 다른 차원의 얘기다. 물론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근육통은 딴 세상 얘기지만. 파스 준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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