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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필진]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의 색

Trusted Builder/회사 이야기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9. 6. 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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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데 있어 70%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색, 밝기, 공간을 인지하는 시감각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데요. 색은 각자가 좋아하는 경향이나 현재의 마음상태, 알고 있는 지식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천차만별로 해석됩니다. 예를 들어 같은 파란색을 보더라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또 다르게는 시원하게 느껴지는 등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물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색채 이론들이 있지만 색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오히려 위험한 일일 것입니다.

이렇듯 색은 우리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주변의 여러 가지 색에 각자의 방식으로 그 의미를 부여해본다면 조금은 더 다채롭고 풍요로운 삶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색이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인간의 심리와 물리적 객관성을 지닌 다양한 색

(출처 : 안전보건공단)


먼저 인간의 심리와 물리적 객관성을 가지고 있는 기능의 색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설업에서 많이 쓰는 안전색은 위험이나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색으로 과학적 근거를 가지는 명확한 색채규정이 있습니다. 노란색은 경고, 빨간색은 금지, 초록색은 안내, 파란색은 지시를 나타냅니다. 이 때, 색의 대비를 활용하면 색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더욱 더 명확해지죠



최근 TV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친구는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기는 질환인 백반증을 앓고 있었는데요. 백반증으로 인해 어릴 때 주변 시선에 많이 신경 쓰이고 위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음악을 시작하고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 콤플렉스는 그만의 개성이 되었고 멋짐의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통상적이지 않은 색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하는 것에 따라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색의 다른 의미



또한 같은 색이라도 시대나 놓여진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블루의 경우, 귀족을 상징하기도 하고, 블루칩·블루진·청사진·블루오션 등의 비전이나 젊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반면 블루크리스마스·마티니티 블루·블루 뮤직·블루먼데이와 같은 우울함을 표현하기도 하죠. 음료에서는 시원함, 청량감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음식에서는 비호감으로 상징되기도 합니다.


피카소의 파랑색을 기억하시나요? 피카소의 그림에 블루로 가득 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피카소의 청색시대. 함께 파리로 온 피카소의 친구가 실연으로 자살하면서 그 충격이 그림에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그림이 팔리지 않아 가난에 시달렸고, 그 침울한 내면이 그림에 온통 파란색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이러한 색으로 늙은 뚜쟁이, 알코올 중독자, 누더기를 걸친 걸인, 장님 그리고 죽은 친구를 그려낸 것이죠. 피카소의 파랑은 비참함, 차가운 손가락, 동상, 핏기없는 입술, 굶주림, 절망의 파랑을 의미합니다



영화와 드라마 속 색이 전하는 메시지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어떤 색의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요? 색의 여러 가지 의미들을 복합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영화 또는 드라마입니다. 감독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는 영화나 드라마에 반영되는데요.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객은 자라온 환경, 그 순간의 심리상태, 주제와의 궁합 등에 따라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와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해석들이 모여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소통 문화가 새롭게 탄생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출처 : Pixabay (guernikara))


색으로 의미를 담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주 많지만 그 중에서도 흑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흑백은 주로 전쟁, 참혹한 시대, 또는 아련한 추억을 의미하는데 주로 사용됩니다. 그 중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죽은 아이들과 불길에 휩싸인 집, 깨진 동물의 머리 등을 일반적인 붉은색이 아닌 검정, 흰색, 회색만으로 그려내 전쟁의 참혹상을 고발했습니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서대문형무소,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경희궁박물관 등에서 이를 기리기 위한 전시 등 행사가 많았습니다. 영화계에서도 항거라는 유관순 열사를 기리는 영화가 개봉되었는데요. 이 영화는 오롯이 인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전개를 했으며, 주제에 집중하기 위해 흑백을 활용했습니다. 내용의 주를 이루는 일제시대 때의 만행들과 고문의 현장들은 그 내용만으로도 너무나도 잔인하고 끔찍한 사건입니다.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다루며 그것들을 피해가지는 못했겠지요. 영화는 그녀의 애국적 움직임을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잔인한 장면들을 흑백을 활용해 최대한 절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만일 컬러로 제작되었다면 낭자한 피와 시체, 고문의 현장들로 인해 영화를 끝까지 보기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시각적인 임팩트가 있는 영화에서 그것들이 각인된다면 유관순 열사의 내재된 강인한 마음,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마지막까지 굽히지 않는 용기, 이런 것들을 관객의 마음 속 깊이 되새기며 공감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생각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끔찍하고 잔인하다기보다 먹먹하고 거룩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이런 영화의 표현 기법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서는 고통의 순간에서 벗어나듯 우리가 머지않아 암울한 시기를 벗어날 것이라는 것을 상징하듯 컬러로 전환이 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이처럼 '항거'에서의 흑백은 유관순 열사의 강인한 내면을 표현하기 위한 절제된 방식이고 컬러는 자유로의 해방을 의미합니다.


영화<쉰들러 리스트> -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예술영화라고 꼽을 수 있는 쉰들러 리스트속 색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게 억압받던 유대인들을 살리고자 1,100명의 유대인 명단을 만들어 살려낸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선하고 악함이 어디까지인지 공감하고 또 다른 불행의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항거와는 달리 독일군의 잔인한 유대인 학살을 적나라하게 흑백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흑백은 오히려 참혹했던 그 시절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상징적으로 흑백 속에 빨간 옷을 입은 소녀가 등장합니다.


이 영화에서 쉰들러에게 유대인의 죽음이 너무도 하찮고 무의미하고 아무도 상관없어 보이는 관점을 흑백의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그냥 흘려가는 하나의 전경으로 느껴질 뿐이죠. 그러나 그가 빨간 옷을 입은 소녀를 보는 순간 생명의 소중함과 잔혹함을 느끼게 되면서 유대인을 살리려는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렇게 빨간 옷을 입은 소녀는 쉰들러가 만들어 갈 생명부의 씨앗이 되는 거죠. ‘쉰들러리스트의 흑백은 참혹했던 시절의 극대화이고 컬러는 무의미한 생명(흑백)의 소실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여 쉰들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희망적 시점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속 색의 의미를 볼까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본 사람은 없다는 화제의 드라마였던, 미스터 션샤인. 이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색채는 감탄이 절로 나왔는데요. 캐릭터 한 사람 한 사람마다 특징을 담은 옷의 화려한 컬러들, 그 옷들과 풍기는 이미지를 보면서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결말이 매우 궁금한 드라마였습니다.


적군인가, 아군인가라는 부제의 이야기 편에선 기차역에서 만난 연인의 모습이 흑백과 컬러로 연출됩니다. ‘나는 그의 이름조차도 읽을 수 없었다.’라는 대사를 극대화한 흑백영상 그리고 그 대사의 읊는 여인은 컬러로 표현했습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동지, 조선인, 그리고 호감으로 다가왔던 남자 주인공이 생명을 위협하고 낯선 사람이라는 것을 흑백과 컬러를 사용해 잘 표현한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미스터 션샤인에서의 흑백은 알 수 없는 미궁 속, 멀게 느껴지는 상대방에 대한 혼란이며, 컬러는 홀로 남겨진 이방인 같은 스산하고 아련한 감정의 표현을 보여줍니다


또한 쿠도 히나 역할의 의상 색상을 보면서 그녀는 가슴 아프게 죽겠구나라는 느낌을 처음부터 받았는데요. 그 이유는 블랙, 딥그린, 딥퍼플, 딥레드 등의 색상을 통해서 욕망과 열정이 가득하고 결국은 무언가를 위한 희생을 수반한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그림, 영화,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저만의 색채 이야기 어떠셨나요? 앞으로 색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의미를 일반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색을 더 이상 하늘색 크레파스만으로 칠할 수 없을 것이며, 흑백을 색이 없는 단순한 색으로 단정지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양하고 새롭게 색의 의미를 부여해 다소 지루했던 일상을 조심스레 깨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침 마법의 힘인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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