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보는 책이 ‘건축 작품집’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으시죠? 하지만 가장 자주 접하는 도서는 사실 ‘건축법규해설서’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도심의 소규모 건축물들은 건축가에 의해 디자인되는 것이 맞지만, 어쩌면 건축법에 의해 많은 부분이 디자인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을 받습니다.


건축과 관련된 법은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이 있기 때문에 자주 수정과 보완이 되고,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며 현재 상황에 가장 적합하도록 만들어집니다. 근래에는 정북 일조 사선제한이 적용되는 치수가 달라지기도 했고, 복잡한 건축물 형태를 만들게 된다며 도로사선제한에 대한 규정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건축물의 부위별 높이를 제한하는 사선제한에 관한 규정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집 대지와 관련된 건축법, 정북 일조 사선제한


우리나라에서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는 사항이 햇빛이 잘 드는 남향의 여부입니다. 그만큼 햇빛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주거지역의 건축법은 북쪽에 있는 대지를 고려하여 건축물을 계획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정북일조 사선을 디자인에 반영한 사례 - 동일SR사옥 (김영준도시건축 설계) – 사진촬영 : 박정연>


과거에는 4미터 높이까지는 1미터, 8미터 높이까지는 2미터를 떨어진 후 그 상부는 1:2사선을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기이한 형태를 만들고 1미터폭에 지붕을 씌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9미터 높이까지 1.5미터를 이격하는 것으로 지난 2012년에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가능한 경우 3층까지 연속된 벽체를 가질 수도 있게 되었지요.


또한, 북쪽에는 테라스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대지에 경사가 있으면 정확한 적용 방법과 레벨은 계산이 필요하니 건축사와 협의하는 게 좋습니다. 드물게 북쪽이 아닌 남쪽 방향으로 일조 사선제한을 하는 지역이 있으니 계획을 할 때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앞서 건축법에 도로사선제한이 없어졌다고 했는데, 그 이전까지는 면하고 있는 도로의 반대편 끝선에서 1:2 비율로 사선제한을 적용합니다. 이전에는 도로가 어둡고 음침하지 않게 했으나, 필지별로 용적률 제한도 있으니 굳이 도로사선제한을 하지 않고 효율적이고 단순한 형태의 건축물을 계획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다른 집과의 거리 관련 건축법, 채광 일조 사선제한


남쪽으로 일정 거리를 확보해주는 것 외에도 자신의 집 가까이에 다른 집이 있어서 우리 집 거실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든다면 좋지 않겠죠? 그 때문에 공동주택에서는 (다세대주택은 조례로 정함) 채광일조권을 보장하기 위한 건축법 규정을 적용합니다. 이는 인접 대지로부터의 사선제한과 건물 사이 거리 및 부위별 떨어진 거리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의 건축물에서는 이 규정이 적용 받지 않지만, 연립주택이나 아파트 등에서 적용됩니다.


앞서 정북 일조 사선제한이 건축물 자체를 가지고 적용되었다면, 채광 일조 사선제한은 채광창이 있는 입면으로부터 적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때문에 아파트를 계획하는 건축가들은 인접 대지와 가까이 동을 배치해야 할 경우 채광창이 없는 측벽이 대지 경계선 쪽으로 오도록 계획합니다. 또한, 타워형 아파트에서 45도 틀어진 평면이 만들어진 것도 이러한 사선제한과 건물 사이 거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아파트는 채광일조권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 적용된다 - 인천 에크메트로 (해안건축 설계) - 사진촬영 : 박정연>


일반적으로는 채광창이 있는 입면으로부터 높이의 1/2 이상이 떨어져야 하며, 남북 배치일 경우나 조례로 건물 사이 거리의 비율을 정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건축사와 협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시 미관을 위한 건축법


이외에 특정한 지역은 일정 높이 이상 건축할 수 없게도 정합니다. 이러한 세세한 건축법을 통해 도시 미관을 위해 건축물 하나만 돌출 되듯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행기가 이착륙해야 하는 공항이나 군부대 주변에서는 안전을 위해 가로 구역별 높이 제한이나, 고도제한을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문화재가 인접해 있는 곳에는 2:1 비율의 사선제한을 두어 문화재가 주변의 높은 건물로 둘러싸여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합니다. 특별한 사례로 풍납토성에 인접한 한강변에 위치한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는 정확히 2:1 비율의 사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한강변의 미관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풍납토성에 적용되는 문화재 보호 각도를 적용해 만들어진 것이랍니다. 또한, 강남구의 선릉과 정릉 주변에도 낮은 층수의 건물들만 계획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법규는 해석하고 적용하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처럼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주거 환경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건축법 중 사선제한과 채광에 관한 내용, 조금이나마 친숙해진 것 같으신가요? 역으로 일상 속 건축물들에서 이러한 건축법이 적용된 모습들을 찾아보는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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