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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삼성물산 비하인드 스토리 –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Trusted Builder/회사 이야기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1. 10. 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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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속의 삼성물산 비하인드 스토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

 

 

 얼마 한일전 축구 답답했죠?
한일전을 이기지 못하는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은 김치를 담그지 못하는 한정식 요리사와 같다.”  
경기 친구들과 재미있는 비유를 해보았는데요.  그만큼 한일전에 대한 국민들의 절대적인 관심을 생각하면 너무 아쉬운 경기였네요.
 스포츠 뿐만 아니라 최근에  다시 이슈가 독도 영유권 문제를 비롯하여 가깝고도 이웃나라 일본과의 크고 작은 경쟁(?). 우리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과거 일본과의 멋진 한판 승부를 벌인 적이 있다고 하던데 알고 계시나요?

 

세계 속의 삼성물산 비하인드 스토리 번째 이야기,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지금 공개합니다!

 
 

# 말레이시아의 보석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말레이시아의 수도 콸라룸푸르에 우뚝 서 있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사진은 제가 지난 2007년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받았던 현지 관광청에서 공식 제작 및 배포한 가이드 책자입니다. 한 국가의 관광안내 책자의 표지를 장식할 만큼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쌍둥이빌딩으로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자부심이자 해외 관광객들에게는 놓쳐서는 안 되는 필수 관광명소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물론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1992년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0
년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비전 2020’이라는 국가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그 일환으로 경마장으로 사용되던 66만㎡의 부지에 대규모 상업중심지를 조성하는
‘KLCC(Kuala Lumpur City Center) Project’가 진행되었고 이 곳 부지의 18개 빌딩 중 최고층이자 그 핵심이
 바로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건설이었습니다
.
 
다시 말해 2020년 선진국에 합류하고자 하는 말레이시아의 비전과 경제성장의 상징인 것입니다.
 소유주는 말레이시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와 KLCC(Kuala Lumpur City Center)로 타워 이름 역시
이 석유회사 이름에서 딴 것입니다
.
  ‘
숀 코너리캐서린 제타 존스주연의 영화 ‘Entrapment’의 촬영장소로 더욱 유명해진 이 건물은 높이 452m의 쌍둥이 빌딩으로 낮에는 마치 발사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는 우주선처럼, 밤에는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수백 수천의 불빛이 마치 거대한 성운이 지상으로 내려앉은 듯한 모
습처럼 보입니다.
 
현대 건축과 과학 그리고 예술이 빚은 멋진 걸작품, 이슬람 전통문양을 반영한 독특한 디자인과 아름다운 야경 덕분에 말레이시아의 보석으로 불리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미국 시어스 타워(442m)의 높이를 10m 갱신하며 세계 최고층으로 등극한 이 건물에는 말레이시아 열대 우림 속에서 27개월을 보낸
삼성물산 건설인의 땀과 혼, 그리고 열정이 담겨있습니다.



# 한달 늦은 출발, 일본을 따라 잡아라!

 

 잘 알려진대로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대한민국의 삼성물산과 일본의 하자마건설이 한 동씩 나누어 시공을 맡아 공사 시작부터 현장은 한일간의 자존심을 건 경쟁의 장이었습니다.

 1993 11삼성물산의 김종훈 현장소장을 비롯한 시공팀이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에 일본의 하자마건설은 한참 앞서 나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현장을 35일이나 늦게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하자마건설은 일제 때 이미 수풍수력댐과 경부선 철도를 건설한 세계적인 건설회사였습니다.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에서 한 개층을 올리는데 평균 일주일이 소요되므로 정상적으로는 27개월의 짧은 공기를 맞추기도 힘들었지만,
삼성물산은 일주일이 아닌 4.5일에 한 개층을 올릴 수 있는 치밀한 공정계획표를
작성하고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
 
단지 빨리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었습니다. 최고의 품질을 보장하며 부실공사의 가능성은 결코 한치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공기 단축과 고품질을 동시에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공법의 논의가 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셀프클라이밍 폼(Self-Climbing Form)공법을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폼이란 수직구조체인 코어월의 콘크리트 타설에 필요한 거푸집을 말하는데 그전에는 폼을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장착하는 방식을 써왔지만, 셀프클라이밍 폼은 타워 크레인 없이 각각 10마력의 용량을 가진 11대의 펌프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양중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보편화된 공법이지만 당시 초고층 공사에 이 공법을 사용한 것은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가 최초였습니다. 이를 통해 타워크레인의 양중 부하와 사용빈도를 경감시켜 공정단축이 가능했습니다.
 
미묘한 한일 양국의 자존심 대결로 양 타워의 시공속도 경쟁은 한층 더 달아올랐습니다.

 

 고층부의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서는 건물 위로 콘크리트를 운반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운송법은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윈치 운송법과 펌프 압송법이 그것인데, 일반적으로 많이 쓰였던 윈치 운송법은 콘크리트를 담은 통을 중간층까지 올린 뒤 다시 펌프를 이용해 타설 지점까지 압송하는 방식입니다.
 
하자마건설도 사용한 이 방법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반면 펌프 압송법은 펌프에 고압을 가해 한번에 압송하는 방법으로 빠르고 간결하지만 그 높이에 한계가 있습니다.
 
촉박한 공기로 안정성만을 생각할 여유가 없던
삼성물산은 독일의 펌프 업체와 접촉하여 지상에서부터 최상층까지 한 번에 콘크리트를 운송하는 방법을 채택합니다. 타워 최상부 철골 구조물을 뺀 380m 높이까지 파이프를 연결해 콘크리트를 압송하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던 새로운 방법이었습니다.
 
과거에 사용했던 방법을 택하면 안정적이긴 했지만 계획된 공기 내 공사를 마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험을 하지 않으면 도전에서 승리할 수 없었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건물이 한층 한층 올라갈수록 콘크리트 압송 기록도 갱신을 거듭했습니다. 65, 70, 80층 마침내 지상 380m 높이까지 도달했습니다. 당시
삼성물산이 세운 380m 직접 압송기록은 종전에 홍콩 센트럴 플라자 건설 때 수립한 340m의 세계 기록을 40m나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고강도 콘크리트 펌프에 의한 직접 압송 등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건설공사에
삼성물산이 도입한 최첨단 공법은 이후 국내외 초고층 건설의 모범 답안이 되었습니다.



 

# 최종 콘크리트 타설, 일본을 앞지르다


 
공사 22개월째인 1995 12, 마지막 콘크리트 타설이 예정돼 있던 날. 공사에 들어서는 삼성 기술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반대측 타워의 일본이 마지막 타설 준비 작업을 마쳤기 때문입니다. 일본보다 35일 늦게 시작해 공사기간 내내 뒤쳐졌던 삼성물산 3개월간 휴가도 반납하고 매달린 끝에 겨우 일본 측과 같은 높이, 같은 상황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공사 초반에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공사 부지 인수 지연으로 일본 업체가 평균 4-5층 앞서 가며 많게는 8층까지 차이가 났지만 골조공사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선 것입니다.

 

 이는 공사시작 초기부터 현장소장 이하 전 현장직원들의 가슴 속에 일본을 기필코 따라잡겠다는 열의와 각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또 일본 현장은 많은 부분을 현지인에게 맡겨둔 반면 우리는 현지업체를 직접 관리감독하며 생산성 향상에 부단한 힘을 쏟았기 때문입니다. 사전 공사계획이 철저했던 점도 큰 작용을 했습니다.

 

 

 
오전 10. 일본 측에서 먼저 콘크리트 타설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 현장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밥 먹고 일하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만큼 오직 작업에만 몰두했습니다. 작업자가 오히려 더 계속 하기를 원했습니다.

 

 오후 2. 점심도 거르고 준비한 우리 쪽에서도 타설이 시작됐습니다. 4시간이나 뒤쳐졌지만 희망은 있었습니다. 일본이 한국보다 타설량이 더 많았던 것입니다. 마지막 층의 콘크리트 타설은 한일 모두 타워크레인을 이용했습니다. 삼성물산은 타워크레인 두 대를 타설에 투입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위치 선정이 잘못돼 타워크레인을 하나만 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초고층 건설에서 타워크레인은 가장 중요한 핵심 장비입니다.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물류의 대부분을 타워크레인이 감당하기 때문입니다.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건물의 특성상 상층부에서 두 대의 크레인이 부딪힐 가능성이 있었지만, 삼성물산은 두 크레인이 높이에 차이를 두어 이런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입체적인 위치 선정과 배치로 크레인 두 대를 모두 사용할 수 있었고, 이런 발상을 하지 못한 일본은 한 대의 크레인으로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날 밤. 역사적인 콘크리트 타설을 보기 위해 현장 관계자들이 전원 집합했습니다. 현장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머릿속에는 일본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마침내 88층에 마지막 콘크리트가 부어졌습니다. 반대편 타워의 일본보다 2시간 16분 빠른 기록이었습니다. 공사 시작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승리의 기쁨이었습니다.



 

# 첨탑 공사 완료, 세계 최고층에 오르다


 콘크리트 타설을 먼저 완료했다고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관문, 건물 최상부 첨탑(Pinnacle)을 설치하는 공사가 결승전처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첨탑을 세워야 세계 최고층 높이 452m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한일 양국 기술자들은 마지막 관문에서 이겨 진정한 승리자가 되기 위해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2개월 정도의 작업이 소요되는 이 공사의 핵심은 용접이었습니다. 일본은 자국에서 베테랑 용접기술자를 긴급 공수해오고 공법을 변경하면서까지 무너진 자존심을 되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삼성물산도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이를 악물었습니다. 설날 휴가도 반납하고 전 직원이 아예 현장에 상주했습니다. 마지막 며칠은 88층 꼭대기에서 식사를 해결하면서 72시간을 뜬눈으로 공사에 몰입했습니다.

 

 마침내 1996 3 6일 새벽, 피나클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일본보다 10일 먼저 세계 최고 높이에 도달한 것입니다. 공사가 완료되는 순간 2대의 크레인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버저가 뱃고동처럼 길게 울려 퍼졌습니다.

 

 착공 이후 준공까지 현장은 전세계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각국 관계자 및 관계기관, 기업인, 언론인 등 1,000명 이상의 국내외 방문자들이 현장을 견학했습니다. 쌍둥이 빌딩의 중간층을 연결하는 지상 177m 높이의 스카이 브릿지 리프팅 행사는 미국의 CNN이 생중계할 정도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당시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공식 행사는 물론 사전 예고 없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깊은 관심과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주었고, 1997 3월 개관식에서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에 대한 자부심을 아낌없이 표현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인의 가슴에 자긍심을 심어줌과 동시에 2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한국 기술자들에게도 그것은 크나큰 명예와 영광이었으며, 전세계에 기술한국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계 건설사에 기념비적인 금자탑으로 기억될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성공적인 완공은 우리나라 건축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쾌거였고, 삼성물산은 이를 계기로 초고층부분 기술력을 국내외에 입증하며 오늘날의 세계 정상급 건설회사로 발돋움하게 된 것입니다.

 

 

 

# 작성후기


 4년 전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 올라 이 건물을 시공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해하며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구입했던 제가 지금 이렇게 자랑스러운 삼성물산의 한 일원이 되어 관련 기사 작성을 하고 있음이 참 가슴 설레고 감회가 새롭네요
.
 
지난번 부르즈 칼리파 기사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의 건축적 의미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재미있는 기록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면, 이번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기사는 공사 내내 치열했던 한일간의 자존심을 건 미묘한 경쟁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얼마 전 저도 저희 현장의 최상층인 옥탑층 콘크리트 타설을 직접 맡아 시공하며 가슴 뛰는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는데 이번 기사를 준비하며 한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에 다시 한번 자랑스러운 선배 삼성물산 건설인의 땀과 혼, 그리고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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