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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속 건축물로 떠나는 여행(1편) - 명화 속 건축이야기

Story Builder/건설 플러스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3. 4. 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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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예술입니다. 선과 면, 공간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작품이기도 하죠.

그래서 건축과 미술은 예전부터 이처럼 연관성을 가진 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창작욕을 일으키며,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켜 왔습니다.

 

 

미술의 색채와 형태는 공학을 통해 3차원으로 구현되고

이로 인해 생성된 공간의 예술이 바로 건축이라 할 수 있겠죠.

건축은 다른 미술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또 다른 형태와 색채를 도입하며

발전해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건축에도 흥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고

건축을 좋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예전부터 많은 그림에서 건축물들이 등장하고 있죠.

그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림들을 감상하다가

아는 건물이 등장했을 때 매우 반가웠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그림속의 건축물들은 다양한 색과 모양, 표현방법으로 등장하게 되는데요,

화가의 눈으로 보는 건축은 어떤 느낌일지, 간접 체험을 하게 되는 셈이죠.


시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그림들,

그 속에 수많은 건축 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명화 속 숨어있는 흥미로운 건축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1. 생-라자르 역(La gare Saint-Lazare) -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클로드 모네/1877년/유화/캔버스에 유채/75.5x104cm/오르세 미술관]

 

첫번째 소개할 그림은 인상주의의 창시자, 클로드 모네의 1877년작 '생 라자르역'입니다.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인 모네는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인상파의 대부입니다.

대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닌, 뚜렷한 첫인상을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통해

창조해내는 그의 화법은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죠.

 

생 라자르역에 기차가 진입하는 순간이 모네의 눈으로 재해석되어 표현된 이 그림 또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실제로 모네는 생 라자르역 근처에 살면서 이 역에 관련된 십 여 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 중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19세기 후반 당시 기차역과 증기기관차는 문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하죠.

잿빛 연기를 내뿜으며 들어오는 시커먼 증기기관차는

철골로 이루어진 역사 구조와 더불어 무거운 느낌을 주기 충분합니다.

 

하지만 천정의 채광창으로부터 내려오는 빛이 내뿜어진 증기와 만나고,

이는 모네 특유의 흐릿한 회화기법으로 표현되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뒷배경으로 희미하게 표현된 파리 시내의 모습과 더불어 신비로운 느낌까지 주기도 합니다.

생 라자르 역은 빠르게 발전하던 당시 건축기술을 사용하여

가는 방추형의 지지대 만으로 역 지붕을 지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경간 구조를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거대한 공간을 이루는 지붕의 유리를 통해 역 안으로 내리쬐는 빛줄기와

완벽하게 대칭되는 철골구조는 인상주의 화가인 모네에게

구미에 딱 맞는 인상을 주었던 걸까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덕분에 이 시대의 사람들은 그의 훌륭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현재도 존재하는 생 라자르 역의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2. 루앙대성당, 햇빛 강한 오후(Rouen Cathedral in Full Sunlight)

    -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모네의 작품으로 시작하였으니 하나만 더 알아보도록 하죠.

이번에는 '생-라자르역 연작'이 아닌 '루앙대성당 연작'입니다.

 

1892년 모네는 루앙대성당의 서쪽 전면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이듬해까지 거의 같은 위치에서 루앙대성당을 그렸습니다.

그 결과 20점이 넘는 작품들이 탄생하였는데, 각 작품마다 형태와 구도는 거의 같지만

전혀 다른 느낌들을 주고 있습니다.

 

이는 모네가 같은 대상을 놓고 다른 일광과 다른 계절에서 태양의 위치에 따라

색채가 어떻게 변하는지 잘 표현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빛'이 주는 인상에 따라 동일사물의 이미지가 얼마나 달라질수 있는지 알수있게 합니다.

 

 

[루앙 대성당(노트르담 대성당)]

 

루앙대성당은 노트르담 대성당(Cathedrale Notre-Dame)이라고도 불리우는

프랑스 노르망디 루앙에 위치한 대성당입니다.

13세기부터 16세기까지 공사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고딕양식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특히 높은 천장과 뾰족한 첨탑, 외부 장식물까지 쭉 뻗은 수직적인 느낌을 주는

고딕양식의 느낌은 간직한 채, 규모가 작아지고 외부 장식이 많아지는

후기 고딕양식의 걸작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클로드 모네/1893년/유화/캔버스에 유채/107x73cm/오르세 미술관]

 

위의 작품에서도 양쪽으로 솟은 고딕양식 특유의 높은 첨탑과 수직적 부재,

플랑부아양(Flamboyant,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이라는 뜻, 개구부(開口部)의 골조가 타오르는 불꽃과 같은 모양으로 된 양식으로 후기 고딕양식을 대표함)양식을

느낄 수 있으며 모네 특유의 표현기법을 통해 아름답게 표현된 루앙대성당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빛에 따라 달라지는 다른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죠.

 

 

 

3. 산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 -  안토니오 카날레토(Antonio Canaletto)  

 

[안토니오 카날레토/1723년/유화/캔버스에 유채/205x142cm/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유럽여행을 할 때면 꼭 들르게 되는 나라 이탈리아, 그 안에서도 가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그 곳, 바로 물의 도시 베네치아입니다.

 

말 그대로 도시 전체가 물위에 둥둥 떠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예나 지금이나 모든 이들에게 상당히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수많은 화가들이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각자의 화법을 통해

작품으로 남겨 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화가라고 하면 단연 카날레토(Canaletto)를 꼽을 수 있습니다.

베네치아 출신인 카날레토는 평생동안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풍경 및 일상들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베네치아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진을 찍듯 사실적으로 표현해 내는

베두타(Veduta - 이탈리아어로 '전망','조망'을 뜻하며 도시나 마을 등의 풍경을 사진을 찍은 것처럼 상세하게 표현한 작품)의 대표 화가로써 유럽에서 큰 명성을 얻게 됩니다.

 

특히 카날레토는 위 그림의 대상인 산 마르코 광장을 가장 많이 그린 화가가 아닐까 합니다. 
산 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의 정치, 경제, 종교, 문화의 중심지로써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와 같이 'ㄷ'자 형태로 3면이 아케이드로 둘러싸인 광장은

산 마르코 대성당, 두칼레 궁전, 종탑 등 각기 다른 건물들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건축가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이 광장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했다고 하죠.

 

 

 산 마르코 대성당은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 된

산 마르코의 유골을 모셔놓기 위해 세운 것으로 유럽 비잔틴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입니다.

 

교차부의 대원개를 중심으로 네 부분으로 뻗은 그리스 십자가형의 설계를 적용하여

5개의 돔으로 중앙부와 양날개를 덮었고, 2층의 오더에 상하 5개씩의 아치를 놓은

대리석제의 로마네스크풍 파사드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걸작이죠.

 

또한 베네치안 고딕양식의 결정체인 두칼레 궁전과 베네치아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종탑까지, 이 광장은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종교, 정치, 문화가

상업기능과 조화를 이루는 진정한 의미의 '광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저절로 모여드는, 시민들을 위한 광장의 역할을 충실히 해 왔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4. 에펠탑(La Tour Eiffel)- 로베르 들로네(Robert Delaunay)

    /조르주 피에르 쇠라(Georges Pierre Seurat)

 

 

[로베르 들로네/1910/판화/석판화/66.2x50.5cm/오르세 미술관]

 

 

 

[조르주 쇠라/1889/유화/캔버스에 유채/15.2x24cm/ 샌프란시스코 미술관]

 

위쪽 작품을 보고, 이것이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 단번에 알아채셨나요?

아래쪽의 작품까지 보고나면 보다 확실해집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인 에펠 탑입니다.

 


이제는 파리는 물론 프랑스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 이미지로 자리잡은

에펠탑은 이미 많은 예술가들로부터 작품화 되어왔습니다.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에 맞춰 개최된 1889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건설된 에펠탑은

문화계 저명인사들로부터 수많은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쇠라, 시냑,샤갈 등과 같은 젊은 예술가들로부터 열렬한 찬양을 얻게 됩니다.

 

신인상주의 화가인 쇠라는 빠르게 발전하는 문화산업을 좋아했기에,

에펠탑에 대한 찬반양론이 들끓던 시기 완성도 되기 전에 위와 같은 작품을 그리게 되죠.

그는 특유의 점묘법을 통하여 밝고 따뜻한 느낌의 에펠탑 풍경을 완성하였습니다.

 

 

이와 극명하게 대비되어 보이는 로베르 들로네의 에펠탑은

마치 이해하기 힘든 추상화와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에펠탑만 30점이 넘게 그린 에펠탑 매니아였던 들로네다양한 형태와 색감으로

에펠탑을 표현하였는데, 위의 작품은 초기 작품으로 입체파의 영향을 받아

여러 각도에서의 에펠탑을 해체 및 결합하고, 마치 프레임처럼 에펠탑을 둘러싼

주변 건물들도 함께 표현하며 진보하는 파리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처럼 두께 6m가 넘는 엄청난 크기의 콘크리트 기초, 7000톤이 넘는 연철,

1만 3,038개의 큰 들보와 철판, 그리고 105만 846개의 리벳으로 완성된

거대한 '쇳덩어리' 철탑은 시대의 흐름, 화가의 성향 및 회화기법 등에 따라

전혀 다른 이미지로 표현됩니다. 이를 통해 여전히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는 에펠탑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몇 장의 그림을 통해 그 속에 숨어있는 건축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미술과 건축은 상호 보완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점과 면, 색채와 형태, 그리고 공간은 역사, 사상, 사조, 회화기법, 그리고 시간 등을 통해

지금까지 다양한 해석과 이야깃거리를 주고 있습니다.

 

미술과 건축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감상한다면

자신만의 그림 속 건축이야기를 찾아 보다 큰 즐거움과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만의 그림 속 또 다른 건축이야기,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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