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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는 나의 미래다.

Trusted Builder/회사 이야기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1. 4. 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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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겨울도 다 지나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봄기운이 느껴지는 때입니다.


괜시리 마음이 설레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건 여기저기 파릇파릇 새순이 돋는 자연의 변화뿐 아니라

이맘때가 학교의 새학기가 시작되는 때이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시기라서가 아닐까요?



 

회사로 치자면 입사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9년전, 입사 준비 하던때가 생각나서 몇 자 적어봅니다.


대학 4학년 마지막학기 논문 - 그 당시에는 졸업논문이 있었지
- 을 준비하던 차에


게시판에 '제1회 래미안 공모전'이란 포스터가 붙었습니다.


바로 직전 건축대전에서 고배를 마신 저로서는
이 공모전과 졸업논문을 같이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2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공모전에 출품을 했고 운좋게 입선을 했습니다.

학부 때 공모전 하나는 꼭 당선돼보자란 목표가 있었던 저로선 목표를 이룬 셈이었고


졸업논문도 공모전 출품작의 연장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래미안과의 인연 덕택이었는지 '운좋게' 삼성건설에 입사해서 첫 현장 발령을 받았습니다.

 
현장의 신입 건축기사로서 선배들한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신입사원 때는 스폰지처럼 쫘악쫙 빨아들여야 돼. 일단 옳고 그름을 가리지 말고


무조건 배우려고 하고 뭐든지 따라해 보는 게 중요해. 판단은 그 이후에..."

 



의욕에 불타오르던 저로서는 최대한 많이 보고 많이 따라하고 배우려고 노력했지요.

 


선배들이 몇 시에 출근하는지, 출근하자마자 무슨 일을 하는지, 식사는 언제하고
전화는 어떻게 걸고, 수첩엔 어떠한
 
게 적혀있는지, 일이 꼬였을 땐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 사람 저 사람 따라해보기도 했습니다.
 각자 업무 스타일이 다르고 판단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간혹 소장님
처럼 따라하다가 낭패보기도 했지만요. ^^


 

그런데 습관이 무섭다고 했던가요?


무조건 따라하라고만 하고 판단은 나중에...라며 말끝을 흐렸던 선배의 의도는




좌충우돌 사고도 치고 고민도 많이 해보면서 배워야


나중에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고


자기만의 색깔을 찾을 때 더 유리하다 뭐 이런 의도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습관은 배우기 어렵고 나쁜 습관은 쉽게 배운다는 말처럼,


처음 잘못 길들인 잘못된 버릇은 그게
말버릇이 됐던, 행동이 됐던 절대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올라가다 보니
요즘엔 가끔 무서워집니다.




내가 보고 배웠던 당시 내 직급, 연차의 선배는 많아야 2~3명에 불과합니다.


내가 지금 그 직급, 그 연차에 일을 하다 보니



'아, 이럴 경우에 그 선배는 어떻게 했더라?


맞아,, 일단 이럴 땐 일단 소리부터 지르고.. (버럭!!)'

 



이런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럼 저도 모르게 그 선배의 행동, 말버릇, 의사결정 방식을 따르게 됩니다.


그게 옳던 그르던 판단할 겨를 없이 저절로 따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뒤돌아서서 아차,, 그게 아니었지... 라고 했을 땐 이미 늦습니다.


 


그래서 요즘 사무실에서 후배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야, 니들 내 욕하지마.. 니들도 나중에 나랑 똑같이 된다~!"


혹은


"내가 불쌍해보이지? 내가 너의 미래다~!?"


라고 하면 다들
섬뜩해 하더라구요. ^^



 

지금의 저보다 5년, 10년 앞선 선배의 장점만 골라서 배워 나중에 그 자리에 올랐을 때


오로지
 장점만으로 점철된 좋은 선배가 되어야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불현듯 머릿속에 떠오르네요.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눈덮인 들길 걸어갈제 함부로 하지 말세라)


今日我行跡 / 遂作後人程 (내가 남긴 발자취는 후에 누군가의 길이 될지니)


 


제가 47기 그룹연수 지도선배로 파견갔을 때 주진행선배님께서 과정본부 벽에 큼지막하게
걸어놓은 글귀입니다.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여 다시 신입사원 때의 열정과 패기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한 번 생각해보시죠.


내가 예전 선배의 누군가와 점점 닮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배 직원이 나의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면
무섭잖아요? ^^


 

그런데, 역시 인간은 이기적인지 요즘엔 이런 말이 자꾸 튀어나옵니다.

 

   

 

 

 

 

'내가 니들만할땐 안그랬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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