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스포머1'에서 메가트론과 큐브가 숨겨져 있던 지하기지를 기억하시나요?
이곳은 미국 라스베가스 인근에 실제로 존재하는 후버 댐(Hoover Dam)인데요,
세계 토목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을 뿐 아니라 8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블로그가 준비한 건설 이야기, 오늘은 이 '후버댐' 을 소개합니다 :)
1. 후버댐의 역사
1929년 10월, '블랙 먼데이'로 불리는 뉴욕 주식거래소의 폭락으로 시작된 경제 공황이 무려 10년여간 지속되면서, 당시 신흥 경제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던 미국은 내수 시장 침체로 약 1,50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발생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H.후버(1929~1933년 재임)는 이러한 실업난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규모 토목공사들을 시작했는데요, 정부가 직접 경제에 개입하고 공공사업을 확장하는 이 정책이 바로 우리가 한번쯤 들어본 '뉴딜(New Deal)정책' 입니다.
당시 콜로라도강 유역은 홍수와 가뭄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곳이었습니다.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콜로라도 강의 수해를 방지하고 원활한 용수 공급을 위해 수립된 '테네시강 유역 개발계획'과 '뉴딜 정책'이 만나 댐 건설이 확정되었습니다.
볼더댐(Boulder Dam)으로 이름 붙여져 1931년에 착공된 댐은 1935년, 루스벨트 대통령에 이르러 건설을 완료하게 되었고, 이후 1947년도에 H.후버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후버댐(Hoover Dam)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2. 토목공학의 위엄(?)
"오늘 아침 나는 왔고, 보았고, 정복당했습니다. 인류가 이루어 낸 이 위대함에 말입니다." 1935년, 완공을 앞둔 후버댐을 방문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말에서 후버댐의 위엄(?)을 느낄수 있습니다.
[후버댐 건설 당시 모습]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토목건축물이었던 후버댐의 높이는 63빌딩(249m)와 거의 맞먹는 221m, 콘크리트 두께는 최대 200m에 이르며 저수량은 320억㎥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댐인 소양강댐의 저수용량의 11배가 넘습니다.
[후버댐 내부의 수력발전 설비]
수력발전 용량은 2080MW로, 오늘날 원자력발전소 2기 용량에 달하며, 후버댐으로 인해 조성된 인공호수인 미드호(Lake Mead)의 넓이는 593㎢으로, 서울시의 크기(605㎢)와 비슷합니다.
후버댐의 구조는 아치형 콘크리트 중력 댐(Gravity Dam)방식 입니다.
물의 수압이 댐 반대편에서 구부러진 콘크리트 벽과 협곡 가장자리를 따라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반대편에서 '되밀어' 주며 댐이 앞쪽에서 받는 힘과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스스로의 무게로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어 매우 튼튼하고 견고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 투입된 콘크리트 양은 무려 6600만톤에 달하는데요, 이를 한번에 타설한다면 자연적으로 굳는데 걸리는 시간이 무려 200년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후버댐 건설 모형]
따라서 블록을 나누어 콘크리트를 타설한 후, 블록과 블록 사이에는 냉각 파이프를 설치해 물을 흘려보내 콘크리트의 양생을 돕는 방식이 사용되었는데요, 이처럼 당시의 모든 최신 토목공학기술들이 집약되며 건축공학의 발전을 이끌 수 있었습니다.
[물을 채우기 이전의 후버댐 모습, 지금은 물에 잠겨 이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또한 기능 뿐 아니라 외관 디자인에도 집중했습니다. 후버댐의 규모와 중요성에 비해 댐의 외관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LA의 유명 건축가 카우프만 (Gordon B. Kaufmann)이 외관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그는 우아한 건축적 기법인 아르데코 스타일로 모든 구조체를 유선형으로 변경시켜 건축미를 더했습니다.
3. 후버댐의 재미있는 기록들
거대한 규모와 긴 역사만큼, 후버댐은 흥미로운 여러 기록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① 세계 최대 카지노 시티, 라스베가스의 탄생
후버댐 건설에 참여한 수천 명의 노동자들은 여가를 즐기기 위해 인근 라스베가스로 몰려들었고, 이것이 라스베가스 카지노 산업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② 인류 최후의 건축물
미국 히스토리 채널이 제작한 '인류 멸망 그 후(Life After People)'이라는 유명 다큐멘터리는 만약 인류가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지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다큐 내에서 일반적인 건물들은 200~500년사이에 자연적으로 없어지지만,
후버댐은 무려 1만년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③ 후버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후버댐을 기점으로 미국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의 경계가 나뉘는데요, 양 주간의 적용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후버댐을 사이에 두고 양쪽은 1시간의 시차가 발생합니다.
④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콘크리트를 타설중인 후버댐의 당시 모습]
후버댐 건설에 들어간 콘크리트는 총 6600만톤,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미국 대륙을 동서로 횡단하는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할 수 있는 양입니다. 또한 후버댐 가장 깊숙한 곳에 타설된 콘크리트는 7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굳지 않았다는 말도 있습니다.
경제활성화 및 지역개발을 위해 탄생한 후버댐은 건설후 80여년이 지난 지금은 호수위를 떠다니는 요트들과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관광지로 발전했습니다.
오늘날 만리장성이나 피라미드가 그러하듯이, 후버댐도 수천,수만년이 지나도 현대 문명과 인류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건축물이자 기념물로 남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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