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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화재에 취약한 외단열 시스템, 그것이 알고 싶다!

Story Builder/건설 플러스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8. 3. 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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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하고픈 욕구가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벽을 쌓고 지붕을 만들어 여름엔 더 시원하게, 겨울엔 더 따뜻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건축의 구조와 재료 등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세계 각국 전통건축의 모습 역시 각 지역의 기후에 대응한 최적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에 접어들며 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석유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세계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이 엄격하게 강화되었고 건물에 사용되는 단열재의 성능과 두께가 증가했습니다. 과거와 비교해 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해 냉난방을 하면 훨씬 오랫동안 그 온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에너지절감의 중요한 기술로 외단열 시스템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오늘은 외단열 시스템의 종류와 장단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외단열 시스템의 종류와 장단점


단열재는 구조체의 어디에 붙이는지에 따라 구분을 합니다. 구조체의 안쪽에 혹은 바깥쪽에 부착하는지에 따라 ‘내단열’과 ‘외단열’로 구분합니다. 구조체가 단열재의 양쪽에 이중으로 있는 경우는 ‘중단열’이라 부릅니다.


내단열로 시공된 건물은 단열재가 시공되지 않는 외벽과 내벽이 만나는 부분을 통해 열교현상(외벽이나 바닥, 지붕 등 단열이 연속되지 않는 부분에서 단열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겨울철에 눈이 내린 건물 옥상을 보면 눈이 녹은 부분을 통해 최상층의 내벽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단열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이를 장려하기 위해서 벽체중심선이 아닌 구체중심선으로 면적을 산출하여 내단열의 경우보다 면적산출에서 유리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외단열 시스템은 콘크리트 타설시 거푸집 안쪽에 단열재를 고정하여 일체타설하기가 내단열보다 시공성이 더 좋은 장점을 가지며, 단열재 위에 매쉬와 몰탈을 바른 후 다양한 색상의 마감재와 질감으로 바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문제로 지적되는 EPS(Expanded Polystyrene, 발포성 폴리스틸렌으로 흔히 스티로폼이라 부름)는 단열재가 갖춰야 할 특성인 썩지 않고, 가공하기 쉽고, 가볍고, 저렴한 장점 덕분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열재입니다. 법적으로 점점 높은 단열성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단열재가 이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외단열 시스템의 장점은 더욱 단순하고 모던한 느낌을 원하는 수요에 맞춰 점차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외장재


출처 : WIKIMEDIA


2010년 10월 1일 부산 해운대 우신골드스위트 아파트 4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건물의 골조와 금속패널로 된 외장재 사이에 위치한 가연성 단열재를 타고 최상층까지 빠르게 번졌습니다. 고층건축물들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외장재 사이의 틈이 굴뚝효과를 일으켜 화재를 키운 것입니다. 2015년 1월의 의정부 화재, 2017년 12월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역시 외단열 시스템이 화재를 키운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웠던 점, 불법증축, 화재감지기 및 스프링클러 미작동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가연성 단열재가 피해가 커진 이유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관련 법규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게 되었습니다.



보다 안전한 건축을 위한 규제


지금껏 많은 화재, 붕괴, 지진 등의 사고로 건축 관련 법규들이 강화됐습니다. 경주 리조트 붕괴사건(2014), 아산 기울어진 오피스텔(2014), 판교 환풍구 붕괴사건(2014), 은평구 터파기공사 주변 붕괴사건(2015) 등의 안타까운 일들이 해당 건축과정에 대한 법규를 강화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2010년 해운대 화재사건으로 인해 30층 이상 고층건물의 외장재를 불연재로 사용하도록 개정되었고, 2015년 의정부 화재사건으로 6층 이상 22m 상의 건축물에 불연재를 사용하거나 층간 재확산방지 구조를 사용하도록 개정되었습니다. 또한, 지자체별로 건축법으로 정하지 않은 규모의 건축물까지 가연성 단열재를 외장재로 사용하지 않도록 허가과정에 권장하고 있으며, 대부분 5층 이하의 규모인 학교는 마감재에 불연재나 준불연재를 사용하도록 규제할 예정입니다.



필자는 이러한 규제가 적용되기 이전인 2017년에 학교 보수공사 하는 과정에서 외장재를 현재 설계기준에 맞는 두께로 층간 화재확산방지 구조를 적용하는 시범적인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기존에 가연성인 외장재를 각 층 중간마다 40cm 폭으로 제거하고 불연성의 단열재를 채워 넣어 만약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상부층으로 화재가 확산되지 않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이에 더해 불연재를 시공한 부분에 외관상 다른 색상이나 재료를 더해 디자인적인 요소로 보이게 했습니다.


건축에 관한 규제는 건축주의 재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강화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만일의 상황에 사용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는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위험요인과 상황들에 철저히 대비하며, 합리적인 선에서 규제를 마련하여 건축공법이 가지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고 위험에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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