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문화생활로 자주 찾는 영화관이나 극장에서는 집에서 느낄 수 없는 소리의 입체감이 있습니다. 이런 음향의 차이는 영화관과 극장에 설계된 음향 설계 때문인데요. 영화관이나 극장은 소리를 전달하는 특수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벽이나 천장 마감재가 일반적인 공간과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공간에 음향을 계획하고 디자인하는 건축 음향 디자이너/컨설턴트에 대해 알아보려 하는데요. 특별히 대림대학교 방송음향영상과에서 건축 음향 디자이너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문건창 교수님을 만나 건축음향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소리와 음악이 흐르는 공간을 빚는 ‘건축음향 디자이너’를 만나러 함께 떠나볼까요? X-D
안녕하세요? 저는 대림대학교에서 음향에 대해서 가르치고 있는 문건창 교수입니다. 대학 시절 뮤지션 활동으로 시작해서 영상, 레코드를 거쳐서 지금은 건축음향과 전기음향을 둘 다 다루는 음향 컨설턴트이기도 합니다.
우선 건축음향은 두가지 종류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소음, 진동 등이고 두 번째는 순수 건축음향이 있는데, 먼저 소음, 진동, 차음은 건축물 외부에 관련된 것이고, 순수 건축음향은 룸 어쿠스틱(실내에서 전기 없이 나는 소리)으로 실내의 소리를 다루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 하고 소리를 내면 ‘아!…..’하면서 잔향(Reverberation)이 발생하는데, 소리의 난반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건축음향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소리를 흡수하는 흡음재 사용도 중요합니다.
공연장, 경기장, 녹음 스튜디오, 아파트, 학교 강의실 등 음향 장비가 들어가는 공간, 사람이 말을 하는 모든 공간, 건축물에서 고려되어야 합니다.
선진국과 비교를 하자면 전기 음향설계사보다 건축 음향설계사가 훨씬 더 수요가 큰데요. 우리나라는 필요성을 많이 못 느껴서인지 아직은 수요가 많이 없습니다.
사운드 디자인이라는 것은 올바른 소리가 전달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좋은 소리가 다양한 공연,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공연에는 다양한 종류가 많은데, 공연의 종류에 따라 건축음향이 다 달라져야 합니다. 예를 들면 클래식의 경우에는 잘 울려야 하고, 영화관 같은 경우는 절대 울리면 안 되는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페라의 경우는 중간이라 볼 수 있구요. 그러다 보니 음향 컨설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내부 설계입니다. 공연장 등의 건축에서 전체적인 틀은 건축사가 설계를 하지만 내부 설계는 건축음향 디자이너가 합니다. 또한 특수한 경우에서는 내부 공간 계획(스페이스 플랜) 또한 건축음향 디자이너가 맡습니다.
출처: Wikimedia
두 번째는 내부 구조 모델링을 통하여 음향 시뮬레이션을 구동하는 것입니다. 어떤 음악에 적합한가 적합성을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실제로 스케일 모형을 제작합니다. 건축 모형이랑은 조금 다르게 실제 마감재 재질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똑같은 소리와 똑같은 음악을 실행하여 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건물의 마감재가 완성되기 전에 현장에서 소리를 울려 실측하는 것인데요. 실측은 벽체 마감재 완성 후, 천장 마감재 완성 후 등 단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네 번째는 전기음향 장비 설치시 감독을 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 때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죠. 마지막으로 모든 것이 완성 된 후에 퍼포먼스 측정을 하게 됩니다.
법의 제도화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60년대에 제정된 법이 아직 쓰여지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거리가 4m 이상이 될 경우 흡음재를 사용하여야 한다’ 등과 같은 구체적인 항목까지 법으로 제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설계가 되면 명료도가 안 좋을 수가 없습니다.
우선, 건축음향 학위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다섯개 대학에서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실무 경험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신입사원의 경우 보조로 2-3년을 경험한 후에 주체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저는 음향 쪽으로 갈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대학교 입학 후, 우연히 캠퍼스 야외에서 밴드 동아리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밴드에 입단했습니다. 그런데 공연을 하다 보니 음악적으로 제약이 너무 많았고, 생각했던 것과 굉장히 다른 소리가 나는 것을 느꼈죠. 그때 음향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 전역 후 복학하면서 취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는데, 그러던 중 동아리 활동을 같이 하던 신방과 친구가 영상 편집을 하는 것이 재미있어 보여 한 번 해봤습니다. 영상에 대한 것은 어느정도 괜찮았는데 녹음에 늘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그때 확실히 소리에 제약이 많은걸 느끼고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를 휴학하고 음향 학교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국내에는 음향을 다루는 학교가 없어 호주로 유학 길에 오르게 됐습니다.
호주에서 레코딩 전공을 하게 되었고, 앨범 제작, 녹음을 했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려던 때에 지도 교수님이 절 부르더니 시드니 대학교의 건축음향학과에 편입할 것을 추천해주셨습니다.
결국 호주에서 석사를 마치고 한국에서 돌아와 취업을 하게 됐습니다. 그 직장에서 아주 재미있게 음향 설계라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장비를 사용해도 현장에서의 소리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 때 느꼈습니다.
‘내가 호주에서 배운 건축음향이 이제 빛을 발하겠구나.’
한번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피커, 믹서 등의 전기음향 설계뿐 아니라 건축음향까지 함께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결과물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국내의 많은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소리를 예쁘게 내고 싶은 사람, 소리가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고 싶은 건축설계자 혹은 인테리어자. 심지어는 음악가들도 괜찮습니다.
이 일의 마지막 고객은 결국 음악가들인데, 그것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은 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음악을 하다 잘 안 풀려서 이쪽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남들하고 똑같으면 평균이라고 했었지만 지금은 어떤 힘을 주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기입니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옛날과 같이 아파트를 짓지만 지금은 아파트 위에 문화시설을 짓고, 낮은 아파트이지만 층간소음이 없는 아파트를 만들기도 합니다. 건물도 복합적인 문화시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음향이 아니더라도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합니다.
자기만의 스페셜티, 노하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빨리 눈을 떴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문건창 교수님과의 인터뷰 시간이었습니다! 건축음향이란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셨나요? 생각보다 많은 곳에 건축 음향이 담겨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건축 음향 분야가 더욱 커져갈 것이 기대되는 만큼 여러분들도 건축음향에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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