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수 차례 갱신해버린 지난 여름은 어느새 잊혀지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후는 이처럼 4계절이 뚜렷한데요, 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의식주는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주”인 건축은 비바람을 피하고 더위와 추위로부터 인간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 기후를 극복하고 더욱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기계 설비를 과도하게 사용하며 에너지의 근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석연료의 사용과 환경파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보다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환경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가 아닌 친환경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건축적 요소를 활용한 에너지 절약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양의 방향까지 생각한 전통건축의 교훈


< 좌: 강릉 운정동 선교장 열화당 / 우: 창덕궁 연경당 선향재 ( 사진촬영 : 박정연 ) >


강릉 선교장은 남서향의 가로로 긴 대지에 자리 잡고 있는 가옥입니다. 이곳에서 독특한 지붕이 덧붙여진 건물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로 ‘열화당’이라는 이름의 큰 사랑채입니다. 이 곳은 동판으로 만든 다소 이국적인 느낌의 지붕이 덧붙여져 있는데요, 조선 말기 러시아 공관에서 차양 부분을 선물로 지어준 것이라고 합니다. 사랑채에 앉아 책을 읽을 때 직사광선 보다는 적절한 조도의 반사광이 있으면 편안 하겠죠? 남서향의 건물은 오후의 햇빛이 건물 안까지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조절하기 위한 ‘처마’가 필요합니다.


강한 햇빛은 사물을 변형시키기도 하는데요, 나라의 중요한 서적들을 보관하는 곳이라면 직사광선의 조절이 필수겠죠? ‘창덕궁 연경당’은 왕이 사대부의 생활을 알기 위해 건립해 생활하던 곳입니다. 그 중 ‘선향재’라는 서재 건물에는 처마 아래 줄을 잡아당겨 햇빛 양을 조절 가능한 차양이 달려있습니다. 눈부심을 조절하는 차량의 ‘썬바이져’ 역할을 했습니다.


< 해남 해남 읍 해남 윤씨 종가 녹우당–좌: 여름철, 우: 겨울철 오후 ( 사진촬영 : 박정연 ) >


해남 윤씨 종가인 ‘녹우당 사랑채’에서도 유사한 ‘덧 처마’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여름과 겨울에 촬영한 사진을 보면 여름의 뜨거운 햇빛은 툇마루에 닿지 않고, 겨울 햇빛은 방안 깊숙이 닿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지와 지형에 맞춰 집을 배치하며 여름에는 바람이 잘 들고, 겨울에는 구들을 사용해 난방 효율이 좋게 만드는 등 한옥에서는 많은 과학적 원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천장과 광덕트를 이용한 현대건축의 에너지 절약

 

< 좌 : 국립중앙박물관의 중앙 홀과 천창

/ 우 : 캐나다 오타와 국립미술관의 광덕트 (light well) ( 사진촬영 : 박정연 ) >


현대건축에서도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인공조명의 비중을 줄이고 자연채광을 한다면 낮 시간 동안의 활용이 많은 전시공간에서는 전기에너지의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겠지요, 때문에 많은 전시공간들이 천창을 계획하여 실내 조경도 확보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트리움 공간에 개폐 가능한 천장이 더해지면 기압 차이에 의한 ‘굴뚝 효과’로 더운 공기는 위쪽으로 올라가 자연스럽게 외부로 배출되고 시원한 공기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광덕트’라는 특별한 장치도 있습니다. 천장이나 벽체에서 햇빛을 받아서 내부가 거울처럼 만들어진 ‘덕트’를 통해 원하는 곳까지 햇빛을 보내주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오타와의 국립미술관에서는 지붕에서부터 1층까지 연결된 광덕트를 중간층에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되어어 채광 효과를 볼 수 있죠. 국내에도 이러한 것이 적용된 건물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요,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전문건설회관은 10층이 넘는 건물임에도 옥상에서 시작된 광덕트를 통해 지하층의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 좌 : 홍콩 상하이 은행 빌딩의 반사판 / 우 : 베트남 판추트린 학교의 루버 ( 사진촬영 : 박정연 ) >


영국 건축가 노만 포스터가 홍콩에 설계한 ‘홍콩 상하이 은행’ 빌딩은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건물입니다. 그중 건물 외부로 돌출된 반사판을 통해 외부의 빛을 내부 아트리움을 비추도록 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베트남 호치민 인근의 판추트린 학교는 프리케스트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수직 루버(격자형 차광판)가 건물의 주요한 인상을 만드는데요, 햇빛이 강한 지역에서는 수직 혹은 수평 루버가 일조량을 적절히 조절하는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더욱 쾌적한 실내공간을 위한 친환경 대체에너지

 

< 좌 : 광주광역시청 주차장의 태양광전지판

/ 우 : 해남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 홀 천창에 적용된 BIPV시스템 ( 사진촬영 : 박정연 ) >


현재까지 에너지 근원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화석연료이거나 원자력입니다. 하지만세계적으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자는 의견에 따라 국내에서도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이 국토교통부 고시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기준은 2008년 지정된 후 10년 동안 수차례 기준이 강화되면서 건축사들은 이 설계기준을 충족시켜 에너지를 적게 사용해 쾌적한 실내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건물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성능이 좋은 충분한 두께의 단열재와 창호의 사용으로 최근에 건축된 건물은 내외부의 열에너지 흐름이 크게 감소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건축물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요소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태양광전지판이나 태양열로 온수를 만드는 것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고, 벽이나 창호에 필름을 붙여 전기를 생산하는 ‘BIPV시스템’도 방식도 있습니다. 또한 지하의 시원한 공기를 냉방에 사용하는 ‘쿨 튜브 공법’, 지하 수백 미터로 물을 내려 보냈다가 여름에는 시원한 물, 겨울에는 따뜻한 물을 끌어올려 냉난방에 활용하는 ‘지열 에너지 활용법’ 등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연 외부와 철저히 열에너지와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고 기계적으로 환기하는 것이 과연 친환경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변화를 막아야 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우리의 과제가 되었으므로 이처럼 다양한 기술의 적용과 건축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건축적 변화 노력을 통해 점차 환경 파괴 현상도 줄어들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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