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구조] 가장 가볍지만 견고한 구조, 텐세그리티 이야기

출처: Wikipedia

위와 같이 막대기 같은 기둥과 거미줄 같은 실들이 수없이 엮어 있는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언뜻 보면 기둥들이 공중에 둥둥 떠있는 것이 마구 엉켜있는 듯 하지만 반대로 일정한 규칙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건축 구조를 텐세그리티(Tensegrity)라고 하는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텐세그리티 구조가 무엇인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D

텐세그리티! 누구냐 넌?

(1) 텐세그리티 출생의 비밀

출처: Flickr, kennethsnelson.net

텐세그리티 구조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인물, 버크민스터 풀러(좌)와 케네스 스넬슨(우)입니다. 풀러는 미국의 건축가로 발명가, 엔지니어, 수학자이기도 한데요. 스넬슨은 풀러의 제자로 적은 부재로 큰 공간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던 사람입니다. 

1962년 풀러가 처음으로 텐세그리티 구조를 미국 특허로 등록하고, 그의 제자인 스넬슨은 풀러에 이어 텐세그리티 구조로 여러 가지 형태의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했는데요. 그렇다면 텐세그리티 구조는 어떤 구조를 말하는 것일까요? 

(2) 밀당의 고수, 텐세그리티

텐세그리티는 인장(Tension)과 구조적 안정(Structure Integrity)의 합성어로 긴장상태의 안정구조를 말합니다. 즉, 튼튼한 통뼈인 구조체와 이 구조체에 달린 케이블이 서로 밀고 당기며 구조체를 안정하게 유지 시켜주는데요. 

구조체는 누르는 힘인 압축력을 받고 케이블은 당기는 힘인 인장력을 받게 되는데, 이 두 힘이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평형을 이루게 됩니다.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튼튼히 서있을 수 있는 것이죠! 그야말로 밀당의 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가볍지만 튼튼하다!

출처: Flickr

텐세그리티 구조를 보면 속이 꽉 찬 대부분의 구조에 비해 공간을 이루는 부재의 수가 적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무게가 가볍겠죠? 이 것이 바로 텐세그리티의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볍다고 해서 구조가 절대 약하지 않는 다는 사실! 텐세그리티 구조는 가볍지만 굉장히 튼튼하고 안정된 구조입니다. 이를 통해 텐세그리티는 굉장히 경제적인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죠! B-)

건축 속 텐세그리티 구조

출처: Wikimedia

텐세그리티 구조는 건축 구조로 이용되었을 때, 동일한 양의 재료로 더 많은 하중을 지지할 수 있고 탄성을 가지고 있어 하중을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진이나 진동에 잘 대응하는 구조이죠. 

반면, 구조부재가 공중에 떠있다는 점은 시공상의 어려움을 가져다 주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텐세그리티를 이용한 건축물이 없지만, 해외에서는 지금도 텐세그리티 구조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텐세그리티를 이용한 건축물들을 만나러 가볼까요? 

(1) 교량 속 텐세그리티, 호주 브리즈번 쿠릴파 다리

출처: Wikimedia

2009년 완공된 호주 브리즈번의 쿠릴파(Kurilpa Bridge)입니다. 이 다리는 텐세그리티 구조가 적용된 대표적인 건축물 인데요. 인장재와 압축재의 관계가 잘 보이는 이 다리는 구조체가 떠있는 듯한 아름다움으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XD

(2) 아름다운 쉼터, 파빌리온

출처: ArchDaily

텐세그리티의 가볍고 탄성이 있는 특징으로 주변 환경과의 소통이 유리하기 때문에 임시 쉼터와 같은 파빌리온에도 많이 사용되곤 합니다. 텐세그리티 구조에 막재를 사용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죠! 

출처: Detail-online, Pinterest

텐세그리티 구조를 케이블이 아닌 막재를 이용해서도 만들 수 있는데요. 텐세그리티 특유의 둥둥 떠있는 듯한 느낌 덕에 공간 안에 들어간다면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품 속 텐세그리티 구조

텐세그리티 구조는 건축뿐만 아니라 가구와 같은 여러 제품 디자인에도 활용됩니다. 어떤 제품들에 텐세그리티가 들어가있는 지 함께 찾아볼까요?

(1) 텐세그리티 테이블

출처: Homedit

불가리아의 디자이너 콘스탄틴 아치코브는 텐세그리티 구조를 이용한 가구를 제안했습니다. 가구도 중력에 저항한다는 점에서 작은 건축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아치코브는 텐세그리티를 이용해 중력에 멋지게 저항하는 테이블을 만들었죠. XD

(2) 텐세그리티 텐트

출처: ovalintention, the north face

가볍고 옮기기 쉬운 텐세그리티 구조는 텐트에도 사용됩니다. 또한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히말라야와 같은 극지를 체험하는 등반가들이 많이 사용하죠.

(3) 텐세그리티 자전거

출처: Treehugger

위 자전거는 우리가 평소 타는 자전거와 어떤 점이 다를까요? 휠을 자세히 보면 지탱하는 구조가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오누트 프레데스쿠가 디자인한 이 자전거는 텐세그리티 구조를 통해 제품 자체의 무게도 줄이고, 충격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답니다! XD

조금 생소할 수 있는 텐세그리티 구조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셨나요? 소량의 부재로 큰 공간을 만들 수 있는 텐세그리티 구조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 쓰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약해보이는 구조가 어떻게 튼튼하다는 건지 의심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그러한 분들을 위해 다음 포스트에서는 직접 텐세그리티 모형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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