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장전 (2017)
안녕하세요. 삼성물산 빌딩사업부 빌딩2팀에 근무하고 있는 유혜인 책임입니다. 저는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의 조경 신상품 전략 개발을 담당하는 조경디자이너입니다. 일반적으로 패션, 건축, 인테리어, 소품 등에만 디자이너가 있을 것 같지만, 공간에 숲이라는 생명을 불어넣는 조경에도 디자이너가 있답니다. 저는 앞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 블로그에서 “조경”에 관한 아름답고 트렌디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래미안 퍼스티지 (2009) 만물석산
조경은 사전적으로 “경치를 아름답게 꾸밈”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공동주택에서의 조경은 경치를 아름답게 꾸미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도심에 사는 아이들에게 숲과 자연을 제공하는 자연 체험의 공간이자, 가족/이웃과 함께 산책하고 대화하는 삶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누군가를 초대해서 자랑도 하고 싶은 자부심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아파트 조경은 아름다움 외 살아있는 숲의 생명력, 인간의 삶의 터전, 고객의 자산으로서의 가치 등까지 여러 복합된 고민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게다가 ‘필환경’, ‘숲세권’ 등 신조어가 나올 만큼 자연이 속한 주거환경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주거환경에서 “조경”이 주는 의미는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리고 조경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사실! 공간이 주는 힐링은 미적인 요소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래미안 조경은 이러한 고민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저의 첫번째 이야기, 래미안이 품은 조경에 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2000년에 업계 최초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런칭을 시작으로 ‘래미안 조경’은 아름답고 풍성한 자연경관 적용을 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Forestory” 라 하여 래미안 조경 브랜드가 별도로 있을 만큼 조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요. 래미안 조경 브랜드인 ‘Forestory’는 ‘Forest’와 ‘Story’의 합성어로, 풍부한 숲(Hardware)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Software)를 함께 제공하고자 하는 래미안 조경의 철학과 방향을 품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 런칭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래미안 조경디자인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파트 조경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 법적 기준에 맞춰서 시공만 하면 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삼성물산은 이 시점부터 조경전문직을 중심으로 래미안 조경을 고민하고 디자인했습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래미안 조경 스타일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일 처음 선보인 조경스타일은 “숲 속의 래미안”입니다. 마치 숲 속에 들어온 것처럼 보여지는 ‘다층식재’ 와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수경시설인 ‘생태계류원’이 대표적인 조경 상품이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생태계류원’은 그때만 해도 획기적인 조경 디자인 중의 하나였습니다. 버들치, 피라미 등 어류의 서식을 위하여 자연소재의 수변 경계 호안석을 배치하였으며, 다양한 먹이원이자 수질 정화를 할 수 있는 수생식물을 식재하였습니다. 방수 기법별 어류의 생육량을 조사하여 개발한 ‘어류 무독성 방수 기법’ 개발 등 상품/기술 측면에서 많은 노력이 있던 시기였기도 합니다.
금광 래미안 (2006) 폭포 및 생태계류원 / 래미안 파크팰리스 (2007) 생태계류원
다음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래미안 조경의 우수함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이 시기에는 아파트 조경이 양적으로 급 성장한 시기입니다. 반포/잠실 일대 재건축이 활발하게 추진되었고 조경 차별화, 품격 향상이 치열하게 고민되고 논의되었습니다. 조경이 크게 중요시 되지 않았던 이전에 비해 아파트 가치 향상의 주요 요소라고 인식되기 시작했죠. 이 무렵 래미안 조경은 ‘래미안 절경’이라는 디자인 전략과 함께 자연의 ‘절경’을 아파트 단지 내에 그대로 재현하고, 스토리텔링화 하여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래미안 퍼스티지의 만물석산, 천평호수 그리고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의 만물석산 등이 이 시기에 선보인 조경 작품입니다.
세계조경가대회(IFLA, 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s) 에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과천 래미안 슈르 등 6개 작품이 수상하였고, 대구 대곡역 래미안이 일본 굿디자인(GD: Good Design Award)를 수상하며 래미안 조경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시기였습니다.
래미안 퍼스티지 (2009) 천평호수 /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2010) 만물석산
2012년부터 2013년은 래미안 조경에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공동 주택 조경이 대형화가 된 이후, 공동주택 조경 전체에 대한 일부 아쉬운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겉만 화려하고 ‘정체성 없는 차별화’라고 말이죠. 실제 이 시기에는 동업타사의 아파트 조경은 이탈리아식, 영국식, 일본식 등 세계 각국의 유명 조경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 적용해 차별화 아닌 차별화 홍보를 했었습니다. 겉모습만 그럴듯하고 실제로 고객이 느끼는 체험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한 시기였습니다.
래미안 나무이야기(QR코드) / 래미안 나무이야기(책자)
그래서 래미안은 고민했습니다. 고객이 실제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상품들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래미안 나무이야기, 래미안 Art scape, 래미안 둘레길, 래미 피트 등은 이 당시에 개발된 고객 체험 조경 상품들로 지금까지 많은 고객들이 좋아해주고 계십니다.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2014) Art Scape / 래미안 광교(2012) 래미안 둘레길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리한 공동주택을 선호하지만, 나만의 공간, 남으로부터 방해 받고 싶지 않은 휴식, 개인 정원을 갖고 싶은 로망, 소확행 등 혼자 할 수 있는 작은 휴식과 기쁨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SNS의 확대와 함께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등 아늑하지만 포인트가 있는 공간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트렌드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습니다. 아파트 조경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불어, 조경 분야에서 호평을 받은 래미안 단지 들의 디자인과 유사한 조경 디자인을 불과 6개월만 지나면 동업타사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더 빠르게 한발 먼저 트렌드를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글로벌 벤치마킹, 트렌드 분석 등을 통해 삼성물산 조경담당자들은 매년 새로운 조경 키워드를 선정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패션계에 트렌드를 주도하는 쇼가 있듯이, 래미안은 ‘풍성한 수목’과 함께 곳곳에 나만의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아기자기한 ‘정원’을 조성하는 가든 시리즈를 매년 런칭하여 선보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이 출시되면 과거의 조경 디자인은 버려지는 것인지 묻는 분들도 계시는 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형과 장소, 고객의 선호에 적합한 래미안만의 조경 디자인을 선정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래미안 가든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래미안은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워집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수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래미안 가든 스타일이 적용된 래미안 신반포팰리스는 세계조경가협회(IFLA) 수상 및 굿디자인(GD) 산업자원부 장관상, 래미안 장전은 대한민국 조경대상 국토교통부 장관상 및 부산시 아름다운 조경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가든 플레이(2014)
- 가족 단위의 오감 체험형 정원
- 대표 상품 : 마인드 가든(스테인레스 미러 / 시각체험), 크나이프 가든(크나이프 박사의 수치료 공간 / 촉각체험), 래미안 가든팜(텃밭 / 미각체험) 등
래미안 강남힐즈(2014) 래미안 가든팜 딸기가든 / 래미안 강남힐즈(2014) 마인드가든
래미안 대치 팰리스 (2015) 크나이프가든 /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2016) 래미안 가든팜
가든 스타일(2015)
- 조경도 패션처럼 스타일을 도입한 정원
- 대표 상품 : 동별정원(모던스타일 리빙룸 가든)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2016) 동별정원(모던스타일 리빙룸가든) / 래미안 장전 (2017) 가든스타일(모던스타일)
라운지 가든(2017)
- 고급 호텔, 리조트와 같은 정갈한 수경시설과 고급 휴게 소품
- 대표 상품 : Water Courtyard, Flower Courtyard, Blossom Courtyard 등
래미안 블레스티지 (2019) Water Courtyard 등
엣지 가든(2018)
- 조경의 경계 부위를 확장하여 공동 주택 조경의 패러다임을 전환
- 대표 상품 : 필로티 가든, 캐노피 가든
래미안 루체하임 (2018) 캐노피가든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2019) 필로티가든
2019년에도 어김없이 래미안 조경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예정입니다. 도심 한 가운데 자리잡은 아파트, 그 주변에는 차로 가득한 도로와 상가, 고층의 건물들이 빼곡히 이어져 있습니다. 조경은 이러한 주변환경을 거쳐 아파트 정문을 들어왔을 때 “안식처, 그리고 나만의 특별한 공간”임을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의미에 최고의 가치를 더해 래미안 조경은 도전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어떤 래미안 조경 스타일이 탄생될지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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