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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인터뷰] 인도 뭄바이에서 만난 두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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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7. 8. 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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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부문 커뮤니케이션팀


7월 초 인도는 이미 우기로 접어 들어, 종일 어둡고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인도 최대의 경제 도시 뭄바이의 신흥 상업 지구인 BKC(Bandra Kurla Complex)에서 인도 최장 사장교 반드라 월리 씨 링크(Bandra-Worli Sea Link) 위를 달리다 보면 멀리 왼쪽에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고층 빌딩 현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편 낮은 판자촌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광경이, 달리는 차량에 놓인 풍요와 번영의 상징이라는 가네샤 모형과 겹쳐 보일 때 인도라는 나라가 더욱 낯설게 다가온다.

 

 

사장교 반드라 윌리 씨 링크에서 바라본 뭄바이

 

월리 타워 현장 신선웅 책임이 처음 접했던 인도의 첫 인상도 비슷했다.

 

"2011년 8월 어느 날, 새벽 시간에 뭄바이 출국장을 빠져 나오면서 느껴진 더위와 습한 공기, 그리고 낯선 냄새가 인도의 첫 느낌이었습니다. 후덥지근한 주차장에서 차를 기다리는 동안 서너 명의 현지인들이 구걸하러 제 앞으로 몰려왔고, 그 중 엄마 등에 업혀 잠든 아이의 모습이 당시 저의 2살난 딸인 것만 같아 몇 푼의 돈을 쥐어 줬었죠. 그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내 온 몸을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수 많은 손, 그 사이를 뿌리치며 간신히 차에 올라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뭄바이 지역은 1869년 수에즈 운하의 개통과 함께, 인도에서 유럽에 이르는 최단 거리의 항구 도시가 되면서 인도 최대 상업 도시로 성장했다. 1995년 11월 봄베이(Bombay)에서 이름을 바꾼 뭄바이(Mumbai)는 외국인 투자 확대, 사회 인프라 확충, 제조업 육성이라는 3대 축을 기본으로 하는 ‘모디노믹스’를 실현하는, 인도의 실질적 경제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월리 타워 프로젝트는 2011년 수주 당시부터 '고객이 먼저 제안한' 사업으로 주목을 끌었다. 828m 세계 최고층 부르즈 칼리파를 성공적으로 완공하면서 글로벌 초고층 시장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이름을 널리 알렸고, 그 결과 월리 타워의 수주로 이어졌다. 월리 타워 현장은 최고 86층, 최고 높이 360.4m의 주거 시설과 호텔, 복합 사무 시설 2개 동을 짓는 초고층 프로젝트로, 최초 완공일은 2016년 초였다가 이후 설계 변경과 고도 제한의 어려움을 딛고 2020년 9월 말을 목표로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7월 현재, 공정율 상으로 공사의 절반을 넘어가는 동안 현장 전 직원이 공정, 안전, 품질 등 전 부분에 걸쳐 기존 인도 건설 현장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만의 프로세스를 하나하나 적용해 가고 있다.

 

 

 

"아무래도 인도 현장은 국내와 안전 의식 수준이 많이 다릅니다.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춘 국내 현장과는 달리, 근로자들 안전모 씌우는 데만 1년, 안전화를 제대로 신기는 데까지 2년이 걸렸습니다. 계속해서 신경 쓰고 강조하는 것 밖에 답이 없죠. 국내에서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하는 툴 박스 미팅을 여기서는 매주 화요일 실시하면서 안전교육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현지 건설회사에도 알려져, 자주 견학을 오고 있습니다."
- 월리 타워 현장 김명식 부소장

 

 

김명식 부소장(오른쪽 첫 번째)

 

현장소장부터 사원까지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실천한 결과, 월리 타워 현장은 작년 11월 인도 내 해외 건설사 최초로 OSH India 시상식에서 건설 부문 1위로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올해에는 사내 안전 문화 경진 대회에서 김창선 소장과 김명식 부소장이 안전 챔피언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동시에 따냈다. 지금도 현장 무재해 1,220만 인시 달성, 현장 중대 재해 미발생 3천만 인시 달성이라는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인도 현장의 특징 중 하나는 근로자들의 종교가 굉장히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불교의 기원지라 불리는 인도지만 실제 힌두교의 비율이 제일 높고, 이슬람교, 기독교, 천주교 외에도 수십 가지의 종교가 있으며 휴일도 다 다릅니다. 우리는 기공식, 상량식 같은 굵직한 행사만 챙기는 데 비해, 이곳은 첫 철골 설치, 첫 콘크리트 타설, 첫 장비 반입 등의 작은 일에도 자신들의 신에게 제사를 지냅니다. '공구의 신'의 날, 기계공, 정비공들은 공도구를 쓰지 못해 일을 할 수 없다고 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 김명식 부소장

 

"언어 또한 아주 다양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힌디어, 남부 지역에서 주로 쓰이는 타밀어를 비롯하여 라자스탄어, 아삼어, 뱅골어, 마라티어, 구자라티어 등 공용어만 14개이고, 비공식적인 언어까지 합치면 천 여 개가 넘는 언어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온 근로자들 간에 명확한 의사 소통이 안 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같은 인도인 사이에도 통역이 필요한 상황들이 생깁니다."

- 신선웅 책임

 

 

 

월리 타워 현장은 이러한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전 직원이 참여하는 행사를 꾸준히 펼치고 있다. 작년 상반기엔 팀 별로 유니폼을 맞춰 입고 축구 토너먼트 대항전을 열었으며, 발주처와 인도 현지 협력 업체와는 인도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 시합을 통해 우의를 다졌다. 올해 5월에는 현장 볼링 대회를 개최했었는데, 볼링을 경험해 본 직원들이 많지 않아 레인에서 미끄러지거나 공을 놓치는 등 재미있는 광경도 많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김명식 부소장은 1996년 용인 자동차 박물관 현장을 첫 현장으로 69층 높이의 타워 팰리스 1, 3차 현장과 서초 타운 A, B동을 거쳐 본사 초고층 팀에서 4년 가까이를 근무하면서 고층 빌딩과 회사 생활의 대부분의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해외 현장은 이번 월리 타워 현장이 첫 근무지라고 한다. 6년째 단신 부임을 이어 가면서 이따금 쉬는 날이면, 숙소 주변 마트에서 장을 보러 다니는 것이 그의 소소한 낙이 되었다. 그리고 마트에서 사 온 간식을 현장 식구들에게 나눠 주는 버릇이 생겨, 집중력이 떨어지는 오후가 되면 현장 직원들은 그의 사무실을 들러서 에너지를 채운다.

 

 

 

"아침에 커피를 내려 놓으면 현지 스탭도 스스럼없이 와서 커피를 마시기도 하구요, 과자도 뜯어 놓으면 왔다갔다하며 한 번씩 입에 넣고 갑니다. 한국인 직원들은 간식 생각이 나거나 배고프면 다들 제 자리로 모이고요. 직원들이 일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서로 간의 소통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원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는 게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전 사실 많이 먹진 않아요. 몸매 관리 해야죠. (하하)"

 

신선웅 책임은 타워 A동 공사 담당으로 김명식 부소장을 도와 A동 공사의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A동 골조 공사는 현재 직영 체제로 운영하고 있어서 관리 포인트가 많다. 모든 진행이 직접 손익과 연결되기에 품질, 안전, 공정 관리는 물론이고 출력 인원, 작업 생산성, 자재 구매와 관리 등 세부적인 작업까지 직접 챙겨야만 한다.

 

"그래도 어느새 B동 만큼이나 올라온 A동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동안 고생했던 노력을 그 높이로 보답 해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됩니다. 앞으로 A동의 경우에는 8개 층의 골조 공사만 남겨 놓고 있으며, 9월 경부터는 본격적으로 호텔 마감 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반나절 이들과 함께 다니면서 느낀 점은 현장이 무척 따뜻하다는 느낌이었다. 그 기분이 어디서부터 오는 건지 이들의 해석을 들어 봤다.

 

"사람들은 인도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안쓰러움을 우선 전합니다. 악취와 먼지, 매연과 소음에 매일같이 둘러싸이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몬순 기간 전후로 창궐하는 뎅기열과 말라리아의 위험, 위생 문제 때문에 마음대로 사 먹을 수 없는 식사도 어려움이긴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건 외로움이죠. 가족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 명절날 자식으로서 효도를 다 못하는 것만 같은 안타까움은 인도 환경에 적응하는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어려움입니다. 그러기에 여기 근무하는 우리들은 서로가 서로의 위안이 되고 기쁨이 되려고 합니다. 그런 걸 느끼신 것이 아닐까요?"

- 신선웅 책임

 

"우리 현장 분위기는 매우 좋아요. 성격이 특별히 모난 직원도 없고 다를 이해하고 도와 주는 분위기 입니다. 프로젝트가 장기화되다 보니 매너리즘이랄까요? 이런 게 생기지 않게 하려고 소장님께서 현장 분위기를 계속 바꿔 주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등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계약 후 지금까지 약 6년동안 중대 재해 없이 3 천만 인시를 넘었습니다. 목표는 공사 완료까지 중대 재해 없이 모든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고향에 돌아가도록 좋은 일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발주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추가 프로젝트로 연결시켜 보고 싶습니다."

- 김명식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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