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임직원 인터뷰] 싱가포르 케이블 터널 현장의 공사팀장 ‘이호명 책임’

Trusted Builder/물산人터뷰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7. 4. 11. 10:01

본문

4월 첫째 주, 싱가포르의 오전 기온이 벌써 33도를 웃돕니다. 연말부터 2월까지 우기가 지나간 자리에, 건조하고 뜨거운 날씨가 자리잡았습니다. 빽빽한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를 따라 40분가량 차를 타고 열심히 북쪽으로 달렸습니다. 넓게 펼쳐진 미개발지역 한 가운데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참여하고 있는 ‘싱가포르 케이블 터널 현장’이 나타났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날 사람은, 싱가포르 케이블 터널 건설 현장의 공사팀장 ‘이호명 책임’입니다!

 

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1

 

서울의 1.2배 크기의 싱가포르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룽섬의 에너지 전력을 싱가포르 도심 곳곳에 분배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전력 케이블망은 땅 아래에서도 가장 깊숙한 지점에 자리합니다. 지하 면 가장 위에는, 지하상가와 예전에 설치했던 전력선·하수도관이 지하 건설 초기에 설치되었습니다. 싱가포르는 넓지 않은 토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하 20m 지점에는 지하고속도로를, 30m 지점에는 지하철 터널을 뚫어 기본 교통망으로 활용했습니다. 지하철 노선 사이사이로 지하 30m에서 50m 지점에 지하하수터널(DTSS, Deep Tunnel Sewerage System)까지 설치하다 보면, 이제 더 이상은 지하개발이 어렵겠다고 느껴질 만큼 지하 속 미로 터널이 빽빽하게 들어찹니다.

 

지하 전력망은, 모두가 한계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지점 아래에 깔리는데요. 싱가포르 발주처가 지하 60m 지점에 케이블 터널 계획을 세우고, 공사 파트너로 우리 나라와 일본 건설사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릅니다. 그 만큼 풍부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회사가 지하 공사에 참여해야 했기 때문이죠.

 

"싱가포르 정부는 오래 전부터 지하화 개발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습니다. 벌써 지하 고압전력망을 완성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지하 개발 수준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앞서있다고 할 수 있죠. 한국에서 제한적으로 수행하는 실드 공법은, 싱가포르에서는 보편적인 작업 수행방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복잡한 지상구조물을 위에 두고 기존 지하터널의 간섭을 피해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발주처는 지반조사의 시작 단계부터 설계와 시공까지 철저한 승인 절차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2

 |싱가포르 케이블 터널 개념도

 

이호명 책임은 싱가포르에서만 10년의 공사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0년동안 싱가포르의 땅 속만 고민한 사람. 마치 외과의사가 오랜 수술 경험을 토대로 환자의 몸 구석구석을 진단해내 듯, 싱가포르의 토질 환경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실드 TBM 공법을 수행하는 담당자로서, 싱가포르의 불규칙한 지반 상태에 적응해야만 합니다. 싱가포르의 지반을 보면, 크게 동부지역은 단단한 퇴적암층(Old Alluvium)이 발달한 반면, 서부쪽은 풍화암층(Jurong formation, Sandstone)이 주를 이룹니다. 또한 남부지역은 매립층(Kallang formation, Reclamation)이 발달하고, 북부지역은 화강암층(Bukit Timah granite)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지질 조건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시공 도중에 예상치 못한 공기 지연과 원가 손실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죠."

 

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3

 

 

이호명 책임은 20년의 회사생활 중에서 15년을 터널시공 경험으로 채웠습니다. 나머지 5년의 본사 근무기간에도 공사 입찰에서 TBM 기술제안과 공사계획 수립업무를 담당했으니, 그의 20년 회사생활은 TBM 장비와 터널굴착 업무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8년에 입사해 처음 발령받은 현장이 ‘싱가포르 NEL C703 지하철 현장’이었습니다. 그 때 실드 TBM 공사를 처음으로 접했죠. 이어서 2000년말 ‘싱가포르 DTSS T-04 현장’에 TBM 시공 기사로 공사에 참여하면서 터널 경력을 이어가게 되었고, 2005년 ‘서울지하철 704현장’에서 세 번째 TBM터널 공사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지금 이 곳 케이블 터널 현장이 저의 네 번째 TBM 작업 현장이 되었습니다. 정말 15년을 TBM과 함께 했네요."

  

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4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5

|‘싱가포르 케이블 터널 현장’의 TBM 장비 굴착식/굴착 완료 사진

 

이호명 책임은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사 해외 입찰업무를 수행할 때 TBM 부분에 대한 면밀한 수행계획 수립해 나갔습니다. 그 결과 ‘UAE 아부다비 T-01 DTSS(하수터널)’, 그리고 지금의 ‘싱가포르 케이블 터널’ 공사를 수주하는데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공사가 다 그렇겠지만, TBM 공사는 특히 한 번 계획이 정해지면 중간에 방향을 바꾼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야 하며, 공사 시작 초기부터 점검하지 않으면 엄청난 손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반의 특성도 프로젝트마다 매번 달라져서 과거의 관리방식이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실드 기기와 공법도 끊임없이 개발 및 개선되고 있고 발주처의 기술적인 요구사항도 늘어가고 있기에, 과거에 안주하고 시공 기술 개선 및 자기개발을 소홀히 하면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설계와 시공방식에 대해 확인하고,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합니다."

 

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6

 

실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으로 가기 위해, 이호명 책임을 따라 나섰습니다. 현재 공정율은 70% 가량이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공사구간 굴착은 전부 마무리됐습니다. 따라서 굴착에 사용했던 실드 TBM 장비도 해체되어 지상으로 빠져나간 상태였죠. 완성된 콘크리트 터널 안에서, 인부들이 고압의 케이블 선 거치를 위한 거치대 및 콘크리트 블록을 설치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지하 60m 아래인데도, 공사의 열기 때문인지 지상의 뜨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온 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7

 

"완성된 케이블 터널을 보고 있으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착각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특히 곡선으로 휘어지는 터널의 곡면을 바라보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8

 

현장을 둘러보고 오니니, 이호명 책임과 함께한 시간도 어느덧 반나절이 흘렀습니다. 현장 사무실로 돌아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호명 책임에게 앞으로의 다짐을 물어보았습니다.

 

"싱가포르는 입찰 당시부터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세계에 우수한 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그리고 정부 자체적으로 지하를 활용하는 체계적인 노하우가 있어서, 시공사는 엄격한 절차의 프로세스와 감독을 받으면서 공사를 수행하고 있죠. 이러한 환경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0년 넘게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회사가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과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해 줍니다. 충분히 자긍심을 가질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가 경험한 터널 기술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회사 후배들에게 나누어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쌓이고, 공유되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식이 선순환되는 구조가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삼성물산건설부문_임직원 인터뷰_09

 |2016년 8월, ‘싱가포르 케이블 터널 현장’의 TBM 관통 기념 단체 사진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