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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s] 슬기로운 식물생활 : 식물 짠테크 실전편

삼성물산건설부문 2020. 5. 6. 12:28



완연한 봄을 맞아 반려식물이 대세다. 최근 서점가에도 식물 관련 서적들이 부쩍 많아졌다. 임이랑 작가의 <아무튼, 식물>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산책길 동식물에게서 찾은 자연의 항우울제’라는 부제가 붙은 에마 미첼의 <야생의 위로> 같은 책들은 식물을 키우는 이유를 단순히 ‘재배’의 기능이 아닌, ‘치유’의 의미로 본다. 하지만 이쯤 되면 마음을 돌보는 김에 쏠쏠하게 맛볼 식물을 키우고 싶은 지극히 실용적인 뇌가 발동하는 법이다. 힐링을 위한 마음의 치유 뿐만 아니라 피와 살이 되는 베란다 식물 키우기, 본격 식물 짠테크 실전편을 소개한다. 





단지 예뻐서 관상용 식물을 키우는 자는 하수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고수를 키우는 자, 그가 고수다. 영어로 ‘코리앤더’라고 하는 고수는 씨앗 자체도 향신료로 사용한다. 코리앤더와 고수의 관계는 마치 치킨과 닭의 관계와 같다. 치킨은 닭튀김 요리를, 닭은 살아있는 동물을 의미하는 것처럼, 코리앤더는 향신료로써의 고수 씨앗 자체를, 고수는 풀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이다. 

고수는 발아율 80퍼센트 이상을 자랑하는 만큼 모종이 아닌 씨앗으로 키우기도 좋은 식물이다. 먼저 젖은 솜 위에 고수 씨를 올리고 3-4일 정도 마르지 않게 관리한다. 이때 통풍을 잘 시켜 씨앗이 썩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씨앗이 움트면 흙으로 옮겨주면 된다. 특이하게도 고수는 뿌리가 두 갈래로 난다. 문제는 뿌리가 솜 아래까지 완전히 침투하도록 방치해선 안된다는 것. 뿌리와 솜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고수의 뿌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그래도 일단 흙에 심으면 잘 성장하는 편이다). 날이 따뜻하다면 굳이 솜 위에 발아시키지 않아도 좋다. 

뿌리가 두 개로 나는 만큼 자랄 때도 떡잎부터 두 개의 줄기가 생긴다. 건조하지 않게 관리하고 통풍이 잘 되는 반양지에서 키운다. 대형 마트가 아니면 찾기 어려운 식물인 만큼, 고수는 꽤 비싼 허브다. 잘 키워서 한 주먹 500원에 팔아도 남는 장사다. 캐롯마켓을 애용하자. 





루꼴라는 베란다 텃밭 초보자가 가장 처음 시도해보기 좋다. 발아율이 거의 루꼴라 심은 데 루꼴라 나는 수준, 100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높은데다 생장 과정도 무척 빠른 편이다. 즉 인내력 없는 사람들도 키우기 좋다는 얘기. 매일매일 달라지는 성장 모습을 보면 지루할 겨를이 없고 포기를 포기하게 만든다. 

루꼴라는 겨울에도 실내에서 파종을 하면 3일 안에 싹이 움튼다. 날이 따뜻한 계절엔 최소 2일컷으로 발아한다. 생장 기간이 빠르기 때문에 실내에서 키울 경우 일주일만에 너무 웃자랄 수 있다. 애초에 반양지,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키우는 게 튼튼하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줄기가 길어져 자꾸 힘없이 쓰러진다면 흙을 더 추가해 단단히 세워주는 게 좋다. 또 발아가 너무 많이 됐다면 솎아내는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발아 후 2주 정도는 큰 성장을 보이지 않지만 본잎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보인다. 너무 억세지지 않을 때 상추처럼 잎만 뜯어내면 계속 자라니 꽤 오래 맛볼 수 있다. 당장 먹을 일이 없더라도 냉장 보관해 두면 꽤 오래 신선함이 유지된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장도연이 애지중지 키우는 콩나물. 방송 효과 덕분인지 집집마다 콩나물을 키우는 추세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방 한곳에 콩나물 시루를 놓고 키웠던 과거와 달리 요새는 키우는 모습도 가지각색. 콩나물 키우기 장비빨 열전이 오히려 흥미롭다.

삼성물산 SSF샵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엔 식물과 관련한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게 있다. 감성 있게 키우고 싶다면 시루나 플라스틱 용기보다 빈티지 화분과 마크라메 스타일의 화분걸이를 고르자. 백태콩은 3시간 정도 물에 불려 놓는 게 좋다. 너무 오래 담가 놓아도 안 된다. 콩이 부는 동안 다용도 아연 화분 아래를 드릴로 구멍 낸 뒤, 물 빠짐에 좋은 샤천을 깐다. 그 위에 불은 콩을 깔고 깨끗한 물을 한번 붓는다. 화분걸이에 걸어 물 빠지는 베란다 공중에 걸어 두자. 이때 햇빛이 비치지 않도록 검은 색이나 어두운 색의 천을 꼭 덮어 놓는다. 콩이 마르지 않도록 수시로 물을 주면 된다. 하루만 지나도 싹이 움트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다.





파를 무한대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파를 뿌리째 산다. 파의 뿌리 부분을 버리지 않고 흙에 심는다. 그러면 다시 파가 자란다. 그 상태에서 또 잘라먹는다. 또 자란다. 무한반복 타임루프 파를 가질 수 있다. 





아보카도를 먹은 후 씨앗은 남겨놓자. 적자생존 선택의 기로에 섰다면 굵직한 씨가 발아할 확률이 높은 씨다. 잎 자체가 특이하거나 예쁘진 않지만 빈티지 화분에 심으면 상당히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므로 플랜테리어 효과를 노리기에 삼성맞춤 안성맞춤이다. 

깨끗하게 과육을 씻어낸 아보카도는 뿌리가 나올 부분(씨의 가운데 살짝 튀어나온 지점)만 물에 잠기게 두는 게 관건이다. 따뜻한 해가 드는 양지에 놓아두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위쪽이 반으로 갈라진다. 그 상태에서 지겨울 정도로 오랜 기다림의 나날을 보내야 한다. 환경에 따라 뿌리가 나오는 시일은 2주부터 2개월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때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깨끗한 물로 갈아줘야 한다. 두 달이 지나도록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지켜보자. 좀 더 빨리 발아시키고 싶다면 배젖을 반으로 갈라 키우는 방법도 있지만 씨눈이 다칠 수 있어 조심해야한다. 

일단 뿌리가 나온 후엔 자라는 속도가 빨라진다. 어느 정도 뿌리가 길어질 만큼 수경 발아를 시킨 후 흙 화분으로 옮겨 심는다. 화분으로 옮겨 심은 후엔 줄기가 쑥쑥 자라는 게 눈에 보인다. 아보카도 열매까지 맺긴 어렵지만 관상용 화분으로 키우기 좋다. 





수박을 키운다는 건 <잭과 콩나무>의 콩나무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성장 속도가 무서울 정도. 제철 맞은 수박을 먹은 후 반양지 화분에 씨를 심는다. 5일 안에 싹이 트는데, 싹의 굵기나 모양이 해물찜용 콩나물 대가리를 연상시킨다. 발아한 수박은 크고 깊은 화분에 키우는 것이 좋으며, 과실까지 기대한다면 과수원용 비옥한 상토를 사용해야한다. 여기에 영양분 가득한 지렁이흙이나 비료를 꾸준히 조공해 주는 것도 관건이다.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며 수박이 자라면 베란다나 창가에 그물망을 쳐준다. 삽시간에 수박 넝쿨이 그물을 타고 오르며 자란다. 두 달이 지나면 노란 꽃이 피기 시작하며, 꽃이 시드는 것과 함께 과실이 맺힌다. 물론 집에서 키우는 수박은 전문 재배와 같을 수 없다. 햇빛 잘 드는 양지에서 한동안 영양분과 물을 꾸준히 주다 보면 작은 수박이 맺힌다. 주먹 만하게 자랄 뿐 더 크게 자라지는 않는데, 영양분과 물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심지어 속도 빨갛게 익는다. 수박은 발아부터 키우기 어렵지 않지만 베란다가 온통 수박 넝쿨로 뒤덮일 수 있어 키우는 동안은 좀 무서울 수 있다(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식물 호러).





딸기는 씨앗부터 키우긴 어렵다. 애초에 모종으로 키우는 게 맘 편하다. 일단 모종 상태의 딸기는 온도나 습도에 예민하지 않고 생존력이 강해 의외로 집에서 만만하게 키우기 좋다. 다만 당도 높은 딸기를 키우긴 어렵다. 

딸기 꽃을 붓으로 문질러서 암술과 수술을 수정시켜주면 꽃 진 자리에 열매가 맺는다. 열매를 수확해도 가운데부터 새순이 나오면서 계속 증식하고 꽃을 피우기 때문에 생각보다 꽤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키우며 열매를 얻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베란다에서의 수확은 한계가 있으므로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하며 하나씩 열릴 때마다 데커레이션 용으로 활용하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