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결혼해서, 신혼집인 새댁에 초대를 받았다.
내가 건설회사에서 '구조일'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친구남편이 창문 윗부분을 가리키며,
"우리집 벽에 금이 갔는데, 문제없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억이 넘는 돈을 내가며 장만한 새집에 균열이 있는걸 봐선지,
내가 건설회사의 구조일을 해서인지,
친구 남편은 '문제 있는건지 얘기해줘봐라~'란 눈빛으로 물어봤다.
[대략 이런 느낌?]
구조안전진단할 때, 균열이 한가지 척도가 되는 만큼
균열과 안전성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균열이 있다고 무조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은
절대~ 절대~ 버리셔야 한다고 말해주니 화제는 바로 딴데로 슝슝슝~ ^^
건물을 구성하는 벽체(일반적인 아파트를 기준으로 합니다~~ ^^)에는
내력벽과 비내력벽이 있고,
비내력벽에 생긴 균열은 건물의 안전성과는 관계가 없다.
(물론, 비내력벽이 무너지면 옆에 있다가 다칠 수는 있겠다..............^^;)
일반인이 눈으로 봐서 어떤게 내력벽인지는 구별하기 어렵지만(마감이 다 입혀져 있으니깐요)
요즘 아파트들은 입주시 안내에서 확장시에 철거가능한 벽과 그렇지 않은 벽을
알려주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철거 안되는 벽체는 내력벽이다.
그러니까, 내력벽에 생긴 균열은 원인을 찾아보고,
보수가 필요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지만,
비내력벽에 생긴 균열은 미관상 필요성에 따라서 보수를 실시한다.
또, 균열의 크기가 중요하다.
기존에 허용균열크기라고 해서 최대 균열폭이 0.3mm 정도(조건에 따라 다르다) 이상일 경우
보수를 해야 하는데, 그보다 작은 균열의 경우는 진행정도를 지켜보거나,
미관상 필요시에 보수를 한다.
일반인들이 흔히 잘못 생각하는 것은
'구조물에 균열이 생기면 무조건 부실시공'이라는 것이다.
시공관리를 잘못해서, 적정량의 철근을 넣지 않아서 등의 잘못된 원인은 균열을 유발하지만,
건물이 노후화 되서 생길 수도 있고, 설계상으로 생길수도 있고, 날씨 탓으로 생길 수도 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덥거나 추우면 부피가 늘어나거나 줄어든다는 걸 배운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철도레일을 일정 간격으로 끊어두고,
그 때문에 덜컹덜컹 거렸다는 걸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겉으로 완전 딴딴해 보이는 콘크리트도 열에 의해 늘어나고 줄어든다.
그리고, 물로 배합해서 굳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건조되면서 수축이 되기도 한다.
날씨가 건조하면 입술이 갈라지기도 하고,
얼굴에 황토팩이나 석고팩 같은걸 하고 한참 있으면 표면이 쩍쩍~ 갈라지듯이 말이다 ^^
이런 모~~든 원인들을 고려해서 전혀~ 균열이 없는 집을 지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절대 닳지 않는 신발이나, 절대 고장나지 않는 차를 만들지 못하듯이 말이다...^^)
안전상 문제되는 주요 구조부재가 아니거나,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 균열이 허용치 이내이거나 한다면,
일단은 안전상의 큰 문제는 없는 것이니,
균열을 보고 기분은 나쁠 지언정, 마음까지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말하면, 니네집 아니니까 대충 막 말하는거 아니냐~ 하겠지만,
지금 살고 있는 우리집도 20년이 넘은 탓에 곳곳에 완전 큰 균열이 발견되고 있고,
(심지어 발코니 쪽에는 누수도 있다.ㅠ.ㅠ)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그냥 살고 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