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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조마조마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 입사 성공기♡

Trusted Builder/회사 이야기

by 삼성물산건설부문 2011. 3. 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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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친한 친구들이 요즘 많이 긴장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걸어온다.

"지연아 나 너무 심장이 떨려서 잠이 안와... 어떡하지 나 진짜 삼성 가고싶어.T_T"라고 나에게 애원하듯 징징댄다.

나도 안된 마음에 몇 마디 위로를 해 주긴 했지만 그렇게 와닿아하는 것 같진 않았다.

그러던 요즘, 작년 나의 취업준비시절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취뽀(다음까페 취업뽀개기)에 방문해봤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하루가 뭐야, 한시간이 멀다하고 매일매일 눈팅을 했던 곳 취뽀.

온라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늘높은 줄 모르고 솟고 있는 가입자수와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이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건 역시나, 여전했다.

 

 

어엿한 삼성물산 건설부문 51기 상반기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고

이렇게 공식 블로그 오픈 기념글을 작성할 수 있게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던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서바이벌 게임 같았던 취준생의 가슴 떨림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내 마음에게 한 번 물어본다.

"넌 지금 원하는 곳에 와서 행복하니?^^"

 

 


작년 2월 초, 사실 난 여자들에게 베리베리 굳이라는 직업, '금융권'에 문을 두드려보기 위해서

취업용 3종세트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난생 처음 금융 온라인강의를 듣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학시절 4년 내내 경제, 경영학과는 거리가 멀었던 공대의 잡학 '도시공학'을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괜한 욕심이 있었다.

'나도 학점 3.4/4.3 정도에 중고생 때부터 꾸준히 성실했으니 그것만 잘 피력하면

어느 정도 합격 커트라인에 겨우 넘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맹목적 희망으로 은행에 지원해보려고 취미삼아 공부했던 그 때-

어차피 합격하지 못한다해도 내 삶의 배경 지식으로 남을 거라 생각하고 즐겁게 놀면서 공부했다.

 

게다가 절친한 교수님 한 분은 친히 나에게 전화를 걸어 "지연아. 졸업하고 8월에 우리 대학원에 들어오지 않으련?" 하시며

평소와 다른 친절돋는 목소리로 나를 챙겨주시기까지 했다.

"네~ 저야 너무나 교수님 밑으로 가고싶죠! 아빠랑 상담해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라고 얼버무렸던게 기억난다.

왜냐하면 난 대학원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루하고, 평범하고... '연구'의 '연'자만 들어도 골이 아팠다.

 

대학생활의 유종의 미 나의 4학년 졸업학기 2010년 3월이 다가왔다. 그 때 내 마음은 하늘색과 회색을 섞은 빛깔이었다.

아직 20대 초반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왠지 잘 될 것 같은 희망의 하늘색,

하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과 눈에 보이지 않는 몇 천, 몇 만명의 경쟁자들을 떠올리며 한숨을 푹 내쉬기도 했던 회색빛 말이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3월 22일 증권투자상담사 시험을 신청해놓았는데

우연히 그 날이 삼성직무적성검사날과 겹치는 것을 발견했다.

삼성물산 건설이 아니면 다른 기업들은 전혀 입사하고 싶은 마음이 콩알만큼도 없던 차라 삼성관련 취업정보만 알아보던 중이었는데

두 시험날이 겹치는 것을 알고 갑자기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 어떡하지... 뭘 포기하지... 증투상 안보면 내 아까운 4만원은... 흑흑 그렇다고 삼성직무적성검사에 반드시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고...'

주변에 삼성직무적성검사에 탈락한 동기 및 선배를 많이 봐왔기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친한 지인과의 상의 끝에 삼성직무적성검사를 선택했고, 4만원을 버리기로 했다.

살짝 옆길로 새고 있었던 나의 꿈, 비전을 다시 찾아 그리고 아이덴티티를 다시 찾기로 한 결정.

 

 

 

대학 1년 도시공학과에 입학했을 때, 'Romantic Urbanist'라는 닉네임을 만들어 내 입으로 홍보하고 다니며 수식했다.

그랬더니 조금씩 소문이 퍼지면서 이제 나보다 사람들이 먼저 알아주고 불러주기 시작했다.

로맨틱 어바니스트, 가슴을 움직이는 도시계획가 김지연! 하고- 그때부터 나의 뚜렷한 아이덴티티가 형성되었다.

나는 도시하는 여자, 도시를 사랑하는 여자, 그리고 사람들이 사는 공간 space을 변화시키는 여자가 되겠다고.

그랬기에 삼성건설의 젊고 유쾌하고 깨끗해보이는 기업이미지와 Romantic Urbanist가 무작정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입사를 꿈꿔왔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달려왔고, 준비해온 탓에 금방 지쳐버렸는지 취업시즌이 다 되어서는 모든게 귀찮고 어려워보이기만 했다.

생각에도 없던 금융권을 보질 않나, 게다가 나도 그냥 남들처럼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위나 더 만들어볼까 하는 고민도 했다.

그렇지만 증투상 시험과 삼성직무적성검사 시험이 겹치는 걸 봤을 때 갑자기 지쳐있던 나의 열정이 갑자기 새록새록 살아나기 시작했다.

4만원 버리고 보는 삼성직무적성검사인데, 이왕 보는거 후회없이 풀고 모르는 것도 열정적으로 심사숙고해서 찍자는 마음으로 시험을 치렀다.

 

 

삼성직무적성검사 시험 결과가 나오는 날, 새벽부터 난 계속 취뽀 까페에 온라인이었다.

내 스마트폰도 하루종일 취뽀 접속중이라 배터리를 두 세 번 충전해야 했다.

왜 이렇게 떨리던지, 별의 별 기도가 다 나왔다.

'제발... 이것만 붙으면 면접은 따놓은 당상이니 제발 붙게해주세요 하나님! 만약 떨어뜨리신다면

저는 그냥 잔말말고 대학원 가겠습니다. 다른 곳은 별로 가고싶지도 않구요.'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하루종일 불안감에 떨었다.

 

 

당시 난 서울소재 5개 대학에서 모인 동갑내기 또래들과 일주일에 3번정도 모의로 토론, 인성, 영어면접을 준비하고 있었다.

삼성직무적성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모두 함께 결과가 뜨길 기다렸지만, 언제까지 긴장하고 멍하니 있을 순 없으니

그들 중 누군가가 태연하게 "일단 스터디부터 하자. 자자, 다들 침착하고"라고 이미 마를데로 마른 입술을 자꾸 핥으며 말했다.

 

몇 시간 뒤, 휴대폰으로 접속한 취뽀 사이트에삼성직무적성검사 결과가 떴다는 글이 올라옴과 동시에

거의 10초 당 하나 꼴로 '저 합격했어요!' '떨어졌네요...'라는 희비가 엇갈리는 글이 업로드되기 시작했다.

순간 우리 스터디그룹은 잠시 정전이 된 것처럼 암흑의 3초가 흐른 후 각자의 합불여부를 확인해보았다.

난 이때를 생각하면 아직까지도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로 가슴 속 깊이 숨막히는 전율이 느껴진다.

이때 내가 얼마나 떨었던가...

 

결국 난 합격을 확인했고, 부모님과 여동생에게 전화를 해서는 너무 좋아서 떨리는 목소리인데 아무렇지도 않은 양 연기를 하며

"아빠. 나 삼성 인적성 붙었어요-_- 별거아니네 뭐. 이따봐요-_-!"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던 게 기억난다.

고놈의 자존심.

 

 

 

그 후 면접준비를 하느라 학교 수업시간 외에는 삼성학교 학생인 양 살았다.

삼성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현재 주가가 얼마이며, 주로 어느 사업분야에 진출하려고 하는지

매출 목표는 얼마인지 등에 대해서 꼼꼼하게 읽었다.

 

또한 그 시기 만큼 내 자신에 대해서 심오하게 연구해본 적도 없었다.

어릴 때부터의 모든 경험과 기억을 총동원하여 인성면접 때 대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로 재구성하여

일종의 '스크립트'를 작성해두었다.

그리고 나의 열정과 자신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줄 수 있는 음악

(나의 경우 what to believe- Daiki Kasho (Gran Turismo 4 OST))을 매일 무한반복하여 들으며

"난 간다. 난 한다. 난 한다면 해"라고 거울을 보며 다짐을 천만번도 넘게 했다.

면접 당일, 오전 조였던 나는 연락받은 시간보다 2시간 일찍 도착하여

서초사옥 1층 엘레베이터 앞에서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엘레베이터 층수를 다 세어보았고, 전에 건설관련 잡지를 통해 읽었던

우리회사 건물의 친환경 내부구조에 대해서
두 눈으로 확인하며 마음 속 탄성을 질렀다.

 

전에도 방문했던 적은 많지만 오랜만에 와보니 정말 내 회사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그리고 지하 1층도 한바퀴 쭉 돌아보고 식당에서 아침도 용기내어(?) 먹어보면서 긴장되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면접은 토론면접, PT면접, 인성면접 순이었는데 내 면접 순서가 참 마음에 들었다.

토론면접으로 면접자들의 분위기와 수준을 파악해볼 수 있고

다대다 면접이니까 첫 면접에 대한 긴장감을 풀기엔 그만이었다.

둘째 PT면접은 준비시간이 40분 가량 주어졌기 때문에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최대한의 지식과 창의력을 발휘해서 브레인스토밍 해볼 수 있어서 좋았고,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 두눈을 질끈 감고 'PT만 똘똘하게 잘 보면 인성면접 쯤이야~

나의 진심을 보여드리고 나오면 된다!'하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세번째 인성면접은 최대한 잠재력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응하기 위해

'면접관분들도 내 나이의 자녀가 있을 것이니,

아빠 대하듯이 예의를 갖추되 편안하게 또박또박 대답하자'라고 마음먹었다.



토론면접 땐 5명이 반대, 6명이 찬성으로 나뉘어 공항 출입국 시

전신스캐너의 도입에 대한 주제로 약간의 '연기'가 섞인 토론을 펼쳤다.


다들 사전에 연습했던 대로 친절하고 예의바른 말투로 'OO님의 말에 동의 합니다만-^_^'으로 말을 꺼냈다.

다들 똑-같은 무한친절함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무난하게 시작이 되었지만 11명의 지원자가 두세번 정도 의견을 꺼내고 나니

약간의 신경전이 펼쳐지는 것 같은 분위기로 변질되어갔지만, 그래도 나름 스릴있는 토론시간이었다.


내 생각에 토론면접은 얼마나 설득력 있게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가 관건인 것 같다.


 



두번 째, PT면접 땐 3가지 유형의 '상, 중, 하'로 나뉘어진 질문지를 받았다.

문제 레벨에 따라서 가산점이 주어진다고는 했는데 내가 가장 논리정연하게

적당한 창의성을 가미해서
프로답게 PT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면 그만이다.

굳이 어려운 걸 선택해서 가산점을 받으려고 욕심부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난 어려운걸 고르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아는 분야의 문제가 '상' 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 문제를 골랐다.

한 필지에 주상복합상가를 지으려고 하는데 오피스, 상가, 주거용도의 구성을 각각 몇퍼센트로 할 것이며,

그렇게 생각하는 타당한 이유를 들으라는 문제였다.


게다가 마지막 문제는 그 건물에 대한 마케팅 방안을 영어로 설명하라는 것이었는데,

내가 아는 모든 건축용어를 총동원하여 영문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면접장 안에 들어가니 4분의 면접관이 역시나 2분은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고

2분은 싸늘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날 응시하고 계셨다.


표정에 개의치 않고 신입사원만의 당당함과 패기로 실수마저도 센스로 극복하자는 마인드로 열정PT를 시작했다.

누구는 화이트보드를 이용했다는 후기를 읽었었지만, 난 실제 고객 앞에서 PT를 하는 마음으로

그 분들의 집중도를 높히기 위해 두 눈을 한분 한분 맞춰가며 서서 준비한 내용을 발표했다.


가끔 할 말을 잊고 목소리가 떨릴 때도 있었지만 '난 지금 절실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될지 몰라!' 하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임했다.



그리고 가장 편한 마음으로 치뤘던 마지막 인성 면접이 끝난 후,

굉장히 많이 예상치 못했던 질문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은행 식으로 질문/대답 스크립트를 만들어 여러번 읽어갔는데

만약 그 '질문'들이 판에 박혔거나 다른 질문으로 변형이 불가능한 질문들이었다면

대답하는데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자신을 깊이 연구해보면서 작성했던 '다양한 경험에 토대를 둔 답변'들이

살짝만 바꾸면 90도, 심지어 180도 다른 질문에도 적용될 수 있는 소재거리였기 때문에

밝은 마음으로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입사하게 될 반짝반짝 빛나는 후배들에 대한 팁을 주고자 쓴 글인데

어떻게 보면 내 주관과 자랑만 담긴 글이 된 것 같다. 하지만 마치 대학교 1학년 입학 때의 생생함을 기억하고

대학 말년이 되어 "아 내가 입학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1학번이 입학하네..."라고 말하는 것처럼

나도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새파란 신입사원인 것 같고

그만큼 남다른 열정과 무모함이 아직은 꿈틀꿈틀 살아있는 터라

"난 이만큼 뿌듯하게 합격해냈어요!" 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에 두서없이 글을 적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입사한 동기 및 선배님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앞으로 입사하게 되실 후배님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Romantic Urbanist, 김지연이 면접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1. 너무 많은 우물을 파지 마세요.

나의 전공과 과거 경험 및 이력과 어느 정도 매치되는 분야로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될 거 뻔히 아는 회사라면 적절한 시점에서 단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 두 번의 실패는 비타민이 될 수 있지만, 실패가 거듭되면 상처가 깊어지고 자신감은 떨어지니까요.

시간낭비, 체력낭비를 줄이고  나의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그 곳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집중하세요. :)


2. 흔해빠진 면접 질문에 대한 형식적 대답을 외워가기 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강점, 약점,

회사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 깊게 분석하고 다양한 '예화'를 기억해 가세요.

그래야 소위 '절대 까먹지 않는' 면접멘트로 준비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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